[앵커]
대구시가 공공의료기관을 하나 더 만드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이라는 홍역을 치르면서입니다. 그런데 곧 취임하게 될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경남도지사 시절엔 진주의료원의 문을 닫게 했었죠. 시민단체들은 이번엔 대구의 제2의료원을 못 짓게 하는 거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19 초창기에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집이 있는 경북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380km를 걸었습니다.
열이 나는 아이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숨지게 만든 비극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정성재/고 정유엽 군 아버지 (2021년 3월) : 유엽이가 그 당시에 정말 공공병원이 존재했더라면, 정말로 매몰차게 치료거부를 당하지 않았을 텐데…]
코로나19 1차 대유행을 겪은 대구 시민 10명 중 7명은 공공병원을 더 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대구시는 8개월을 검토한 뒤 대구의료원을 하나 더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홍준표 당선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는 모두 공공의료"라며 "제2대구의료원 건립은 의료현장 상황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했습니다.
대구시장 인수위도 오늘(28일) 제2대구의료원 설립 추진을 일단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상길/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인수위원장 : 대구의료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건의를 했습니다. 제2의료원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아버지는 암 수술을 받은 지 6일 만인 오늘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정성재/고 정유엽 군 아버지 : 질병 전담병원의 역할 대부분은 다름 아닌 의료원에서 맡아서 했다는 사실을 벌써 잊어버렸습니까?]
홍 당선인은 경남지사로 있던 시절인 2013년, 적자 누적을 이유로 진주의료원 문을 닫게 했습니다.
하지만, 메르스와 코로나19를 거치며 병상 부족 문제가 불거지자 폐원 8년 만에 다시 짓기로 결정됐습니다.
홍 당선인은 "당시 진주의료원을 폐원한 건 자본잠식 이후에도 강성 노조의 놀이터로 전락했기 때문"이라며 제2대구의료원과 연결 짓지 말라고 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뒤집는 것은 시민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