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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 '극우 유튜버' 발언 김무성 고소…"명예훼손"

입력 2020-05-19 18:41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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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한명숙 전 총리에게 9억 원의 뇌물을 줬다고 검찰에 진술을 했다가 법정에서 이를 번복을 했었죠. 한신건영의 대표였던 한만호 씨가 친필로 남긴 옥중 비망록이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가 됐습니다. 한씨는 비망록에 검찰의 끈질긴 회유 때문에 뇌물을 줬다고 진술할 수밖에 없었다고 적어놨습니다. 정치권에서 관련 논란이 커질 분위기인데 조 반장 발제에서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 '한만호 비망록' 공개…한명숙 사건 재심? >

대법원 중앙 현관을 들어서면 이 여인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저울과 법전을 양손에 든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우리 대법원의 여신상은 다른 나라 여신상과는 다른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두 눈을 뜨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대한 양쪽의 입장을 살펴서 판단하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권력의 눈치를 좀 봐가면서 판결하라는 의미다' 이런 우스갯소리도 듣곤 합니다.

최근 한명숙 전 총리에게 9억 원의 뇌물을 줬다고 증언했다가 이를 뒤집었던 한만호 씨의 비망록이 공개됐습니다.

[한만호 비망록 중 (화면출처 : 뉴스타파) : 쥐약이었다. 9억 원의 자금을 증인이 썼다하면 저의 결백을 믿고 소를 취하해주신 피해자분들을 기만하는 것이 되어 그 후환을 감당할 수 없었고, 로비성 자금으로 제공했다 하면 불법자금 제공으로 인정하게 될 것이다. 두 가지 다 검찰이 원하는 진술이 아니기에 '총리님께 제공됐다' 진술하지 않으면, 모두 추가 기소로 엮어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살아날 수 있는 길은 총리님께 제공했다는 것 이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검찰의 회유와 압박으로 한 전 총리에게 9억 원을 줬다 거짓 증언을 했다는 겁니다. 회고록이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한 전 총리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진성준 당선인은 "지금이 역사를 바로잡아야 할 바로 그때"라며 "우리가 해야 할 시대정신의 과제이고 우리가 가야 할 역사의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인사들은 그동안 한 전 총리가 역사 앞에 무죄라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문재인/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2015년 8월) : 우리는 한명숙 전 총리가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무죄임을 확신합니다. 그럼에도 그 진실을 지켜내지 못하고 한 전 총리님을 감옥으로 보내야 하는 우리의 무력함이 참담합니다.]

[추미애/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7년 8월) : 사실은 저도 한명숙 (전) 총리님의 인격과 고운 양심을 믿습니다. 그분이 진실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도 잘못되었고, 재판도 잘못되었습니다.]

정치 검찰과 법원이 만들어낸 희생양이라는 겁니다.

[유시민/노무현재단 이사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지난달 3일) : 이철 씨가 저한테 '의자에 돈 놓고 나왔다'고 말을 하든가, '어디 도로에서 차 세우고 트렁크에 돈 실어줬다' 이렇게 말했으면, 저는 한명숙 전 총리처럼 딱 엮여 들어가는 거예요. 한명숙 (전) 총리도 아무 물적 증거가 없었어요. 한 모 사장이 검찰에서 그렇게 진술을 했으나 법정에 나와서 그걸 다 뒤엎었고요, 검찰이 돈이 전달된 시간이나 장소를 특정 못 했어요. 그런데도 대법원까지 다 유죄판결이 났거든요. 그게 그렇게 가는 거죠. 진술 하나로.]

문제는 이미 대법원의 판단이 내려졌다는 점입니다. 회고록을 쓴 한만호 씨가 9억 원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지만 대법원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9억 원 가운데 3억 원에 대해선 대법관 13명 모두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이 판단을 뒤집으려면 그 무게만큼 확실한 무죄의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3년 전, 한 전 총리가 형을 마치고 출소했을 때도 억울한 옥살이였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당시 경향신문 사설입니다. "당사자인 한 전 총리로서는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재판을 다시 해도 사법적 진실이 달라지긴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야당에서 나왔던 의견도 곱씹어 볼 만합니다.

[주호영/당시 바른정당 원내대표 (2017년 8월) : 만약에 한명숙 전 총리가 정말로 억울하다고 생각한다면, 본인이 재심 청구를 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정식으로 요구하십시오. 일국의 총리를 지내고, 한 당의 대표를 지낸 사람이 검찰에 의해서 잘못 기소되고, 대법원에서까지 전원 일치로 잘못된 유죄판결이 났다면 이런 우리나라 사법 제도를 그대로 유지해서 되겠습니까.]

대법원의 판단이라도 의혹이 있으면 풀고, 진실이 있다면 밝혀져야 합니다. 다만 대한민국은 입법, 사법, 행정 3권이 분리된 민주국가입니다. 그에 따른 절차와 형식도 마땅히 지켜져야 합니다.
 
< '홍준표 킬러' 류여해…이번엔 김무성 저격? >

'홍준표 킬러'로 이름을 알린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미투 소송'으로 홍준표 당선인에게 600만 원 배상이란 선물을 안겼었는데요.

[류여해/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2018년 2월) : 자유한국당의, 제1야당의 대표가 성희롱인지 모르고 '젠더'가 무엇인지 몰라서 앞으로도 그런 실수를 한다면 '미투'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저로서 이걸 그냥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오늘 빠르게 접수를 했습니다.]

이번엔 타깃을 바꿨습니다. 류 전 최고위원이 찍은 다음 상대는 김무성 의원입니다.

[정준길/변호사 (어제/화면출처: 유튜브 '류여해TV') : 홍준표에게 승소했던 우리 류 (전) 최고가 극우 유튜버 발언을 했던 김무성을 고소를 했습니다. 고소 죄명은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김 의원의 바로 이 발언을 문제 삼은 겁니다.

[김무성/미래통합당 의원 (지난 10일/화면출처: 한국일보) : 극우 유튜버들 걔들 말이 다 옳은 것처럼, 걔들 기고만장해가지고 우파 가능성 있는 사람들 다 죽여 버렸잖아, 걔들이. 나를 매도하는 게 바로 극우 유튜버들이야. 이 유명한 유튜버들 전부 썩은 X들이야. 이거 그대로 보도에 내도 돼. 지금까지 내가 참았는데, 앞으로 보수 유튜버들하고 싸우려고 그래. 나쁜 X들이야. 이 X들 전부 돈 벌어먹으려고 하는 X들이야.]

그런데 여기서 잠깐. 김 의원은 류 전 최고위원이나 류여해TV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극우 유튜버를 비판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왜 발끈하고 나선 걸까요? 그래서 소송을 담당한 정준길 변호사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첫째, 우파의 가능성 있는 사람들 비판, 류여해TV도 했다는 겁니다. 둘째, 김무성 의원 비판, 역시 류여해TV가 앞장섰다는 겁니다. 그러니 김 의원이 주장한 '극우 유튜버'에 해당된다는 설명입니다.

[류여해/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어제/화면출처: 유튜브 '류여해TV') : 다른 건 몰라도 두 가지 때문에 고소를 했습니다. 첫 번째는요. '극우'라는 표현을 쓴 거고. 두 번째는 '돈을 다 받는다'라고 단정 지은 부분입니다. 일단 저는 '슈퍼챗' 안 받고 있고요. 여기 유튜브 광고료 안 받고 있습니다.]

류 전 최고 측은 특히 '극우'라는 표현에 분노를 표했는데요. 좌파를 빨갱이라고 표현하면 명예훼손이듯, 우파를 극우로 모는 것 역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파시즘적 특성을 보이거나 무력을 동반해야 극우라는 겁니다.

일단 극우가 무슨 뜻인지 사전을 좀 찾아봤습니다. '극단적으로 보수주의적이거나 국수주의적인 성향. 또는 그 성향을 가진 사람이나 세력'이라고 돼 있습니다. 사전찾기가 늘 좀 그렇습니다. 그럼 보수는 또 뭐냐, 궁금하실 텐데 유병재 씨가 친절히 설명을 해놨습니다.

[유병재/방송인 (JTBC '말하는대로'/2016년 12월) : 보수주의란 현 상황의 변화보다는 보존과 유지를 선호하는 사상으로, 집회가 끝나면 보수를 받는 형태…'페이' 보수를 잘못 읽어가지고…]

갑자기 유병재 씨가 걱정되네요. 개그는 개그일 뿐 고소하지 말아주세요. 벌써 4년 전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류 전 최고와 김무성 의원의 '극우' 개념을 둘러싼 법정 공방, 어떻게 진행될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그러고 보니 류여해 전 최고, 지난 17일에는 황교안 전 대표도 저격을 했습니다. 황 전 대표의 정계복귀설에 "더 추해지지 마라" 일침을 가했는데요. 가만히 보니까 홍준표, 김무성, 황교안 모두 당 대표 출신입니다. 앞으론 당 대표급만 상대하겠다는 뜻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홍준표 킬러' 류여해…이번엔 김무성 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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