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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특허 쇼크'에 14조원 증발

입력 2012-08-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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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대 라이벌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패하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법원에서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평결이 나온 이후 처음으로 열린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직전 거래일보다 7.45%(9만5000원) 급락한 118만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가 110만원대로 추락한 것은 한 달 전인 7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오전 9시 개장하자마자 전 거래일 종가인 127만5000원보다 6.75% 하락한 118만9000원으로 장을 출발해 오후 한때 117만3000원까지 빠졌다. 장이 끝날 때 반등하긴 했지만 7% 폭락을 극복하지 못했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하루 만에 14조원가량이 증발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130만원대를 내주기 직전인 지난 16일 시총이 198조1170억원에 달했으며 평결 전인 지난 24일에는 187조8060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날 173조8132억원으로 하루 만에 13조9935억원이 날아갔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삼성그룹주도 충격을 면치 못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삼성그룹 주와 삼성전자 부품업체 주는 많게는 10% 이상 급락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은 지난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배심원단 9명이 애플이 주장한 특허 7건 가운데 6건을 삼성전자가 침해했고 배상액 10억4394만 달러(약 1조1900억원)을 지불하라고 평결한 영향 때문. 애플은 이번 평결을 근거로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를 신청할 예정이어서 한동안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애플의 아이폰5 출시도 앞두고 있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 충격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배상액 규모가 삼성전자 실적에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고 양측간의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 나온 평결이 타 지역 판결에 줄 영향이 제한적이다. 미국이 단일국으로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15.3%)이긴 하지만 서유럽(18.3%)이나 아시아(48.2%)보다 규모가 작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특허소송의 결론이 삼성전자에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110만원 전후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전자 사내미디이언 '삼성전자Live'와 삼성그룹 미디어인 '미디어삼성'에 공지문을 올려 강경 대응을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판사의 최종 판결이 남았고 그 이후에도 여러 재판 과정이 남아있으므로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또 "시장에서 혁신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지 않고 법정에서 특허라는 수단을 활용해 경쟁사를 누르려고 한 회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으며 성장을 지속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없다"며 애플을 강력히 비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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