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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쿠데타 면죄부"…'JP 무궁화장 추서' 반대 목소리도

입력 2018-06-25 18:18 수정 2018-06-2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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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습니다. 정부는 김 전 총리에게 국민훈장 최고등급인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예우를 갖춰 애도를 표하라"고, 김부겸 행안부 장관에게 지시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25일) 관련 소식과 여러 정치권 뉴스, 양 반장 발제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김종필 전 총리를 긍정평가 하는 사람들은 "산업화, 근대화의 주역이었고, DJ를 도와 헌정사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끌어냈다"고 칭송하지만, 나쁘게 보는 쪽에서는 "군사정변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3당 합당으로 정당정치의 퇴행을 가져왔다" 이렇게 비판합니다. 누구 말이 맞다 틀리다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각자 판단의 문제이겠죠. 하지만 뭐가 됐든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의 생애도 DJ와 YS처럼, 영욕으로 점철된 한국 현대정치사를 그대로 관통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고인은 생전에 비문을 미리 준비해놓기도 했는데, 그것을 읽어보면 "정치는 허업"이라던 그의 생각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사무사(한치의 허물없는 생각을) 인생의 도리로 삼고 한평생 어기지 않았으며
무항산이무항심(생활이 안정치 않으면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음)을 치국의 근본으로 삼아
국리민복과 국태민안을 구현하기 위하여 헌신진력 하였거늘
만년에 이르러 연구십이지팔십구비(나이 아흔이 돼 생각해보니 여든아홉까지가 모두 헛된 인생이었구나!)라고
탄(식)하며, 수다(숱한 물음)에 소이부답(말없이 그저 웃기만) 하던 자!
내조의 덕을 베풀어 준 영세반려(영원한 반려자)와 함께 이곳에 누웠노라"

한마디로 말하자면 "한다고 했는데, 막상 돌아보니 별로 한 것이 없구나" 이런 얘기인 것 같습니다. 고인 특유의 위트가 녹아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빈소에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의 조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는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대신 조화를 보냈습니다. 김 전 총리와 사촌형부-처제지간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땠을까요. 현재까지 빈소에 아무 것도 보내지 않았다고 하네요. 물론 두 사람, 같은 집안식구이기는 하나, 사이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2016년 11월,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JP는 "근혜는 부모의 나쁜 점만 물려받았다. 하야는 죽어도 안한다. 그 고집 꺾을 사람 없다"고 말한 바도 있습니다. 인터뷰 왜곡 논란이 벌어지긴 했지만 뭐가 됐든, 하야를 거부한 끝에 탄핵을 당하는 일은 JP의 말대로 실제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김 전 총리에게 수여하기로 한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죠. 무궁화장은 국민훈장 중 최고 등급입니다. 전직 총리들에게도 추서됐죠.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5·16 군사정변 주역에게 훈장 줘서는 안된다는 지적 나옵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 정부는 훈장 추서가 자칫 군사쿠데타와 유신체제라는 과거 역사에 면죄부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귀담아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청와대 역시도 문재인 대통령이 빈소를 조문하지는 않지만, 훈장 추서와 유가족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를 지시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낙연 국무총리 얘기 들어보시죠.

[이낙연/국무총리 (지난 23일) : 한국 현대사의 오랜 주역이셨고 전임 총리이셨기 때문에 공적을 기려서 정부로서 소홀함 없게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

다음 소식입니다. 4년 전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의 '음주 뺑소니 외압, 혹은 청탁 고백 사건' 관련 속보입니다. 김 의원 전화 한 통화로 음주 뺑소니 상해사건을 "그냥 벌금 좀 세게 때리고 마는" 것으로 눙치고 넘어 갔던, 경북 안동 출신 여검사 권모씨가 관련 보도가 나가고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래 전 일이라 사건 자체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했습니다. 김 의원 전화가 걸려온 시점이 13년 전인 2005년인데, 그때는 자신이 막 부임한 초임검사 시절이었다는 건데요, "초임검사가 그런 말을 했을리 없다"고도 했습니다. 물론 본인이 언론에 직접 밝힌 것이 아니라, 자기 상관인 부장검사를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권모 검사님. 이 보도가 터지기 전날, 돌연 연차휴가 쓰고 출근 안했습니다. 오늘 휴가 끝나고 첫 출근해서, 아마도 지금쯤 속이 까맣게 타고 있을 겁니다.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없다. 초임검사가 그런 말 했을리 없다…" 글쎄요. 권 검사님 말대로 막 부임한 초임검사에게, 검찰 선배이자 고향 선배인 현직 국회의원이 전화를 했다면, 만약에 저 같았다면 '아! 검사가 되고 나니 이런 전화도 국회의원한테 받는구나'하면서, 상당히 깊게 각인됐을 법도 한데, 그런 기억이 없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확실하게 따지겠다고 예고했더군요. 권 검사님, 기억을 다시 한번 잘 되살려보기 바랍니다. 일 더 커지기 전에 말이죠.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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