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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피라니아' 그리고 '갈택이어(竭澤而漁)'

입력 2015-08-1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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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피라니아' 그리고 '갈택이어(竭澤而漁)'

오늘(19일)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단어들입니다.

"사건이 미궁으로 빠질 위기에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현안브리핑

국가정보원 불법감청 의혹에 대한 야당의 최종 분석결과가 나왔습니다만 사실상 손에 잡힌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국정원의 자료제출 거부와 새누리당의 감싸기, 검찰의 뒷짐지기가 합쳐져 진상규명이 벽에 막혀버렸다는 비판이 나온 겁니다.

결국 지난 40일간 스마트폰을 쓰는 시민들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이 사건은 그저 의혹만 흩뿌린 채 사그라들고 있는 중입니다.

국정원은 요지부동입니다.

'안보'상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는 것. 여당 원내대표 역시 '갈택이어', 즉 연못의 물을 말려 고기를 잡는다는 고사까지 인용하며 불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실체도 없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안보의 연못을 말릴 순 없다"는 이야기. 이 말은 얼마 전 있었던 피라니아 소동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강원도 어느 저수지에서 식인 물고기 피라니아가 잡히자 그동안 배스나 블루길 같은 외래종으로 고생해온 정부는 극약처방을 내렸습니다. 혹시라도 더 있을지 모를 피라니아를 찾기 위해 저수지의 물을 모두 빼버린 것이지요. 허옇게 배를 드러낸 저수지에 피라니아는 없었지만 사람들은 적어도 '안심'하고 다시 물을 채워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국정원 사건을 여기에 비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자살한 직원을 둘러싼 의혹은 실종신고에서부터 수색, 현장조사, 증거물 처리 등 모든 절차에 물음표가 달렸습니다.

사건의 '본안'인 해킹의혹은 더할 나위 없었지요.

매번 오락가락 달라진 국정원의 말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듭니다.

물론 여당의 지적대로 '국가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득한 연못 안에 무시무시한 무언가가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충만하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없다'는 믿음만을 강요한다면.

당국이 이야기하는 그 안보의 연못은 탄탄한 신뢰의 연못이 아닌 깊은 불신의 연못이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저희 JTBC가 이번 불법해킹 의혹에 대해 끊임없는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바로 그 '안보' 그리고 국가기관에 대한 '믿음'을 되찾고 싶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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