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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번진 '멸공' 논란…"표현의 자유" vs "일베놀이"

입력 2022-01-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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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서 시작된 이른바 '멸공'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되면서 여야 간 공방으로 번졌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이어서 야권 인사들이 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사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죠. "표현의 자유다", 아니다, "일베놀이다" 이렇게 정치권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장동 의혹 핵심인물 5인방에 대한 첫 재판도 오늘(10일) 열렸는데요. 관련 소식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멸공? 멸콩? > 정치권이 때 아닌 '멸공' 논란으로 시끌시끌합니다. 공산주의를 멸한다는 뜻의 '멸공'이 갑자기 멸치와 콩 '멸콩'으로 변신하더니 소셜미디어 챌린지로까지 번졌죠. 

[윤석열 AI (지난 8일/ 화면출처: 위키윤) : 오늘은 달걀, 파, 멸치, 콩을 샀습니다. 달파멸콩, 가족과 함께 하는 좋은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지난 주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마트 장보기에 나섰습니다. 자신은 '장보기에 진심인 편'이라며, #달걀 #파 #멸치 #콩 #윤석열 해시태그도 달았습니다. 멸치와 콩, 줄여서 멸콩입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으로 쏘아올린 '멸공' 메시지에, 언어유희를 덧대 호응한 것 아니냔 해석이 나왔는데요.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맨 처음 '멸공' 메시지를 올리기 시작하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멸공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며 정 부회장과 윤 후보를 엮은 겁니다. 그러자 정 부회장은 조 전 장관을 향해 "#리스펙(존중)"이라고 응수했죠. 물론 반어법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윤석열 후보가 직접 멸치 콩 장을 보며 멸공 논란에 참전한 겁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이 헌법질서를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누구나가 의사표현의 자유를 갖는 것이고, 또 거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표현의 자유로서 보장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윤 후보가 장보기 영상을 올린 후, 나경원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진태 전 의원 등등 야권 인사들도 잇따라 멸콩 장보기 사진을 올렸습니다. 이른바 '멸콩 챌린지'가 시작된 겁니다. 그러자 민주당, 이런 반응을 보였는데요.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 윤석열 선대위가 최근 달걀, 파, 콩, 멸치 이런 것을 사면서 일베 같은 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멸치 논란으로 색깔론을 가지고 이렇게 표를 가르는 모습이 참 유치해 보입니다.]

그리고 박영선 전 장관은 윤 후보가 골목상권 대신 대기업 체인인 이마트를 갔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어느 대선 후보의 특정 대기업 대형마트 장보기의 그늘"이라며, "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마음은 생각해봤을까"라고 적은건데요. 그러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반격했습니다. 박 전 장관은 신세계-이마트 치적사업으로 콜라보까지 했다면서, "이마트 가서 장보는 시민들은 뭐냐. 이런 이분법적 사고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낭패보지 않았느냐" 맞받았습니다. 맨 처음 '멸공'을 쏘아올린 정용진 부회장. 이처럼 뜨거운 정치권 반응을 예상했을까요? 소셜미디어에 '넘버원 노빠꾸'라고 적힌 초를 꽂은 케익 사진에 더해 글을 또 하나 올렸습니다.

[정용진 (인스타그램 / 음성대역) :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를 위협하는 위에 있는 애들을 형한 멸공인데. 걔네들을 비난않고, 왜 나에게 악평을 쏟아내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앞으로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줄 영광된 통일조국의 앞날을 내다본다면 그런 소리 해서는 안된다고 배웠다. 날 비난할 시간에 좌우 없이 사이좋게 싸우지말고 우리 다같이 멸공을 외치자. 그게 바로 국민들이 바라는 대화합이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신세계 그룹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나타났습니다. 나꼼수 출신 김용민씨는 "소비자를 우습게 여기다 못해 선거운동까지 한다.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발길 끊겠다"고 했죠. 신세계 주가는 한 때 7%가까이 급락했습니다. 반면, "정 부회장을 지지한다", "속이 다 시원하다"는 반응도 적잖습니다. 의도가 뭐였든, 이제는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번진 상황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원래부터 멸치랑 콩을 자주 먹었다", 과대해석은 말아달라 선을 긋긴 했는데요. 멸공 논란은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저는 우리 후보도 언론에 밝혔지만, 원래 본인도 멸치랑 콩 자주 먹는다며 가볍게 바라봤는데 후보의 모든 행보를 깊게 관찰하는 분들이 챌린지로 이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그게 과한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우리 후보가 진짜 멸공주의자였으면 기자회견을 했겠지요.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익살스레 풀어낸 것을 주변에서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대장동 5인방 > 대장동 의혹으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화천대유 관계자인 김만배, 남욱, 정민용, 정영학 등 5인방의 첫 공식 재판이 열렸습니다. 피고인 5명이 모두 한 법정에 모였는데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한 정영학 회계사와는 달리, 남은 네 사람은 배임 및 뇌물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성남시의 지침을 따랐을 뿐인데, 어떻게 배임이 될 수 있느냐는 겁니다.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 (배임 관련해서 이재명 후보 지침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분은 최선의 행정을 하신 거고 저희는 그분의 행정지침이나 이런 걸 보고 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시가 내놓은 정책에 따라서 공모해 진행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만배 씨는 오늘 재판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후보가 안정적 사업을 위해 지시한 방침을 그대로 따랐다"는 겁니다. 유동규 전 본부장 역시 "화천대유로부터 뇌물을 받은 적 없고, 이에 따라 성남시에 손해를 입혔다는 배임 혐의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민간사업자 선정 사업을 총 지휘했고, 그 아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들 중 유한기 전 본부장과 김문기 전 처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지난해 9월 30일) : 우리는 이미 5000억을 확보했습니다, 그 당시에. 우리가 적게 가져간 건가, 라는 생각이 들고요.]

[김문기 전 처장 유족 (지난해 12월 22일) : 책임은 윗 사람들은 아무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고, 결국은 몸통은 놔두고 꼬리 자르기를 했다는 거죠. 그러면 이 당사자는 너무 힘들었을 것 아니에요.]

수사 초기부터 핵심 증거로 지목된 '정영학 녹취록' 내용이 어느 정도 인정될지도 관심입니다. 이 녹취록엔 유동규 김만배 두 사람 사이 뇌물 약속이나 정관계 로비 의혹, 또 화천대유가 100% 소유한 천화동인의 실소유주에 대한 내용이 등장하는데요.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10월 11일) :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따로 있단 의심이 커지고 있죠. 먼저 '정영학 녹취록'에는요, 김만배 씨가 '천화동인 1호 내 것 아닌 줄 다들 알지 않느냐.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했단 겁니다.]

이는 결국 대장동 의혹의 '윗선 수사'와도 결부되어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첫 공판에 대해 진짜 '대장'이 빠진 유명무실한 공판이라고 비판했는데요. "국민 누구도 5인방이 주도했다고 믿지 않는다. 이들은 1번 플레이어가 설계한 게임판 위에서 춤춘 후순위 플레이어에 불과할 뿐"이란 겁니다.

[강민국/국민의힘 의원 (화면출처: 유튜브'오른소리') : 몸통 비리 누구인지 국민들은 알고 있다 (알고 있다 알고 있다 알고 있다) 시간 없다 주장 말고 진짜 특검 수용하라 (수용하라! 수용하라! 수용하라!)]

이런 가운데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에 대한 조사는 일정조차 잡지 못했습니다. 정 부실장은 "개인 사정과 선거 일정 관계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유한기/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2015년 2월 / 김은혜 의원실 제공) :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거 아닙니까. 대신 저기 뭐 시장님 얘깁니다. 왜 그렇게 모르십니까.]

[황무성/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2015년 2월 / 김은혜 의원실 제공) : 당신이 엄청난 역할을 맡았구나 보니까. 정(진상) 실장이나 유동규가 직접 말은 못하겠고.]

[유한기/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2015년 2월 / 김은혜 의원실 제공) : 오늘 (사표 제출) 해야 됩니다. 사장님이나 저나 어느 누구 다 박살 납니다. 아주 꼴이 꼴이 아닙니다.]

정 부실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사퇴를 종용한 의혹을 받고 있죠. 이 사건 공소시효는 다음 달 6일까지입니다. 또 그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을 받기 전 수차례 통화를 한 당사자이자, 대장동 사업 관련 최소 9개의 공문에 결재한 당사자인데요. 정 부실장의 소환 조사가 계속 미뤄지면서, 법조계에선 검찰이 수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 소환 초읽기 >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소위 '전주'로 가담했단 의혹을 받고 있죠. 검찰은 지난달 3일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구속 기소했습니다.

[권오수/도이치모터스 회장 (지난해 11월) : (주가조작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 맞으세요?)…(김건희 씨 하고는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까?)…(김건희 씨 '전주'로 거론되는데 혹시 모르셨어요?)…]

앞서 윤석열 후보는 "부인은 소개받은 주식전문가에게 주식을 맡겼다가 도리어 손해만 봤고, 이후 관계를 아예 끊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난해 10월 15일) : 2010년에, 제가 결혼하기 전에, 이 양반이 골드만삭스 출신이라고 해서 한 4달 정도 맡겼는데 손실이 났고요. 도이치모터스만 한 것이 아니고 10여 가지 주식을 전부 했는데 손실을 봐서 저희 집사람은 거기서 안 되겠다 해서 돈을 빼고 그 사람과는 절연했습니다.]

수사는 해를 넘겼지만, 검찰은 아직 구체적인 공모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김 씨를 무혐의 처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직접 나서 '수사 외압' 논란이 일기도 했죠.

[박범계/법무부 장관 (지난해 12월 26일 / 화면출처: 'KBS 일요진단 라이브') : 그 분은 전주로서 상당한 금액이 참여가 돼 있죠.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검찰이 합당한 국민적 의혹에 합당한 결론을 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김 씨의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김 씨는 2013년부터 2년간 겸임교원으로 일한 안양대학교 측에 직접 전화를 걸어 '제가 재임용 당시 서류를 또 냈었느냐'고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향후 수사에 대비해 본격적인 법리 대응을 준비하는 모양샙니다.

< 장 볼때도 방역패스 > 오늘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도 방역패스가 적용됩니다. 유효기간 내의 백신 접종증명서, 또는 48시간 내 발급받은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하죠. 16일까지는 계도 기간이고 이후엔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아직 3차 접종을 하지 않은 34만 3천 명이 단속대상입니다.

[김윤희/경기 고양시 화정동 (어제) :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오니까. 근데 들어갈 때 늦어질 수도 있고 그런 건 좀 감당해서 시행을 해 보고…]

[최진선/경기 고양시 화정동 (어제) : 마트는 마스크를 다 쓰고 이용을 하는데, 먹는 음식점은 오히려 마스크를 벗잖아요.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시민들의 반응 엇갈립니다. 늘어나는 돌파감염도 찬반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정부 역시 "백신도 감염 예방률이 100%가 아닌 상황에서 돌파감염 수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생필품을 구매할 자유까지 침해하느냐"며 "비합리적인 원칙을 강요하는 주먹구구식 정치방역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정부는 "방역패스 덕에 전체 확진자 수, 중증 환자수를 줄일 수 있었다"며 도입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는데요.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권덕철/보건복지부 장관 : 방역패스를 확대하고 2주 뒤부터 감염 확산이 억제되고 실제 확진자 수가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분들과 자영업자분들의 피해가 더 커지는 일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 축하해요 깐부 > 58년 경력의 노장 배우가 사고를 크게 쳤습니다. '오징어게임' 속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배우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의 양대 영화상으로 꼽힙니다. 오영수 배우는 "내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한테 괜찮은 놈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의 깐부, 이정재 씨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아쉽게도 불발됐는데요. 앞으로도 두 배우 멋진 연기활동을 기대하며 오늘 뉴스픽 마치겠습니다.

월요일 뉴스픽은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도 꼽아보죠.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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