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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성골' 김경수 유죄에 여야 대선주자들도 '흔들'

입력 2021-07-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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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2일) 국회상황실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유죄확정 판결 이후 후폭풍을 다루겠습니다. 야권에선 문재인 대통령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요, 민주당에선 그럴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죠. 여야 대선 주자들의 속내도 복잡해보입니다. 류정화 상황실장이 관련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경수/전 경남지사 (어제) :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라 제가 감내해야 될 몫은 온전히 감당하겠습니다. 하지만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가 벽에 막혔다고, 그렇다고 진실이 바뀔 수는 없습니다.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습니다.]

어제, 최종적으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마지막까지 유감의 뜻을 밝혔죠. 대법원은 김 전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 씨와 인터넷 댓글 조작 공모했다는 내용의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판결 후 김 전 지사가 가장 먼저 한 일, 김해 봉하마을 묘역 참배였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김 전 지사의 정치행보, 앞으로 최소 7년 간은 멈출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김 전 지사, 3년 전 '민주당' 간판을 달고는 처음으로 경남지사에 당선됐죠. '드루킹' 김동원 씨가 구속되고 수사가 한창이던 때였습니다. 당시 출마선언을 한 후에도 봉하마을을 찾았는데, 이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김경수/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8년 4월) : 오늘 대통령님 뵈면서 대통령님께서 갖고 계셨던 꿈을 이제부터 경남에서부터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겠다, 하는 다짐을 드리고, 또 반드시 이번 선거에서부터 실현될 수 있도록 꼭 좋은 결과 만들어 내겠다는 그런 약속을 드리고 나왔습니다.]

김 전 지사, 민주당에겐 험지인 경남에서만 출마했었죠. 2012년엔 현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과 2014년엔 홍준표 의원과 총선과 지선에서 맞붙었지만 낙선했고요. 2016년과 2018년엔 씨름선수 이만기 씨와 김태호 의원을 꺾으면서 경남에 민주당의 씨앗을 뿌렸죠. '지역주의 타파'를 외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을 이뤘단 평가가 나오면서 '대선 잠룡'으로 거론됐습니다.

[노무현/당시 새천년민주당 부산 북강서을 후보 (2000년 4월) : 지역대결의 정치가 이 나라를 망치고 있습니다. 지역구도 때문에 작대기만 꽂아도 국회의원이 되고 영남에서는 대통령이 호남에 가면 구의원도 안 되고 호남의 대통령은 이 부산에 오면 구의원도 되지 않는 이런 절름발이 정치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남지사 당선 이후에도 드루킹 의혹을 털어내지 못했고 결국, 대법원 유죄판결이 확정됐는데요. 우선 화살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쏠렸습니다. 2012년 대선 때도, 2017년에도 김 전 지사가 문 대통령의 최측근 역할을 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일단 청와대는 "입장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야당 대표로서 보인 반응을 반추했을 때, 일관된 태도를 보여야 한단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하셨던 말씀을 그대로 드리고자 합니다. '청와대가 사과해야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젊은 세대가 구 문재인과 현재의 문재인을 대비하며 조롱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사과를 부탁드립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김 전 지사 구속이 '꼬리자르기'고 몸통은 '청와대'라고 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이 거대한 범죄를 수행비서가 단독으로 저질렀다거나,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단독으로 제안했다거나 했을 리가 만무합니다. 몸통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입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끝까지 진실을 왜곡하고 꼬리 자르기에만 급급한 몰염치함으로 일관한다거나 할지라도 우리 국민의힘은 남아있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끝까지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민주당은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청와대가 입장을 밝힐 일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국가기관이 개입한 국정원 댓글 사건과 민간인 드루킹의 개인적 일탈은 다르단 설명입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적극적 지지자들이 탈법적 수단을 동원해서 돕겠다, 라고 하는 정황을 모르고 그분들을 만났거나, 또는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못한 것이 동의 또는 지시로 해석된 사건입니다. 국가기관인 국정원, 국군사이버사령부 등을 동원해서 대선에 조직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과는 질적으로 다른 사건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과거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발언을 살펴봤는데, 당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긴 했지만,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을 지적하는 데 방점이 찍혀있긴 했습니다.

[문재인/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2015년 2월) : 국가기관들의 전방위적인 대선 개입이 확인된 셈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저질러진 일이지만 박근혜 대통령도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국정원이 다시는 선거에 개입하고 정치에 관여하는 일이 없도록…]

'친문 성골'로 꼽혔던 김경수 전 지사의 유죄확정 소식에 야권 주자들은 일제히 맹공을 폈습니다. 그런데 속내는 조금씩 달라보이는데요. 윤석열 전 총장은 "'국정원 댓글사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 규모의 여론조작이자 선거공작"이다 "현 정권의 정통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했습니다. 박근혜 씨 수사에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보수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죠. 지난 대선 당시 후보로 나섰던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역시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정권 출범의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으로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날을 세운 사람은 여권이 아니라 야권 인사였습니다. 바로 윤 전 총장인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당시 적폐 수사로 승승장구하시던 분이 지금 와서 그 사건 판결을 두고 정통성 없는 정부라고 문정권을 비난하는 것은 참 어이없는 일입니다. 당시 정치 검찰이 드루킹 사건의 배후를 은폐함으로써 특검까지 가게 된 점에 대해 오히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할 그런 사건이 아닌가요?]

홍 의원은 "내부도 아닌 분에 대한 비판을 내부총질이라고 호도하는 철없는 사람들의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말은 꼭 해야겠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드루킹 여론조작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죠. 드루킹 덕에 새로운 별명을 얻었던 이 사람도 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는데요.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바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입니다. 댓글 조작으로 이익을 본 건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었단 겁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김경수는 '진실은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헛소리를 하고, 민주당은 '지난 대선은 문 후보의 승리가 예견된 선거'라며 방어를 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어차피 금메달을 딸 올림픽 유력 후보라면 스포츠 도핑을 해도 상관없다는 주장 아닙니까?]

민주당 주자들은 일제히 "안타깝다"는 입장을 냈는데요. 김 전 지사가 정치무대에서 퇴장한 후 친문 세력의 마음이 어디로 갈지가 관심사죠. 이재명 지사는 김 전 지사 판결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김 전 지사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점을 들었는데요. 역시 당내 강성 지지층 '친문 '세력에 구애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이재명/경기지사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안타까웠죠. 제 개인적으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인간적 관계로 또는 인간적인 감정으로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가 좀… 안타까웠어요.]

속내가 가장 복잡한 사람은 추미애 전 장관일 듯한데요. 당 대표 시절 드루킹 수사를 직접 의뢰했었죠.

[추미애/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8년 1월) : 준비된 듯한 댓글 조작단이 이(가짜뉴스)를 확대 재생산하는 악의적인 프로세스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방조하고 있는 포털에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추 전 장관은 "김 전 지사의 오랜 정치적 동지로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낀다"면서 김 전 지사 수사로 번진 네이버 댓글 수사를 의뢰하게 된 당시 경위를 자세히 쓰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대선 주자로 나선 김두관 의원은 추 전 장관의 '책임론'을 직접 제기했습니다. 당내 일각에선 '대선 경선 중도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결단은 추 전 장관의 몫이라고 했습니다.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 이렇게 3번 자살골을 터뜨린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라고 또 이야기하고 좌충우돌, 통제불능으로 높이고 이랬다, 이런 비판들을 하시더라고요. 저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야권에서도 추미애 전 장관의 책임론을 제기한 사람이 있었는데요.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입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 대선 경선 선거인단이기도 하죠. 추 전 장관에게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 (추미애 전 장관이) 민주당을 비난했다고 댓글을 단 범인들을 잡겠다고 나서셔서 친히 경찰에 고발을 하시고 추후에는 특별검사까지 받아들이셔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추미애 전 대표님, 지금 대권주자님의 용단에도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대선에는 특히 꿩을 잡는 매가 되겠다고 나오셨는데 꿩은 못 잡고 바둑이, 김경수를 잡고 말았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한 유죄 판결, 여야 대선 주자들에게도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듯 한데요. 관련 소식 앞으로도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친문 성골' 김경수 유죄에 여야 대선주자들도 '흔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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