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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유죄' 그 후 1년…'퇴장당한' 김지은 측 증인들

입력 2020-08-31 21:19 수정 2020-08-3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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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희정 전 지사가 성폭력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게 지난해 9월입니다. 대법원은 폭행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경제·정치적 힘으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늘(31일) 뉴스룸은 피해자인 김지은 씨 측의 증인으로 섰던 사람들이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주목하려고 합니다. 어떤 증인은 여당의 유력 당대표 주자의 캠프에 들어갔지만, "항의가 심하니 숨어 있으라"는 말을 들은 뒤에 물러나야 했습니다. 또 다른 증인은 결국 한국을 떠났습니다. 법적 판단은 끝났지만, 피해자와 증인에겐 여전히 사회적 그리고 정치적 압력이 살아 있는 현실을 지금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재판에서 피해자 김지은 씨 측 증인으로 선 세 사람입니다.

먼저 2011년부터 7년간 안 전 지사를 보좌한 핵심 참모 문모 보좌관.

재판 당시 민주당 중진의 보좌관이었지만, 김씨 측 증인으로 나섰습니다.

의원이 입각하면서 지난달 이낙연 의원 당대표 선거 캠프에 들어갔습니다.

사전 면접을 통해 상황관리팀장이란 보직을 맡기로 하고 출근했는데, 나흘 만에 일방적으로 보직을 바꾸라는 통보를 받습니다.

JTBC 취재 결과 문 전 보좌관이 "캠프에 합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안 전 지사 지인 등의 항의가 빗발쳤고, 이에 캠프 관계자가 보직을 바꾸겠다고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 전 지사 측이 항의하니, 다른 부서에 숨어 있으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해당 압박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표현이 다소 과장되게 이해됐을 수 있겠다"고 했습니다.

'나가라'는 말을 직접 한 적은 없다고도 했습니다.

[이낙연 당대표 캠프 관계자 : 들어온 것도 본인 의지였고 그만두겠다고 한 것도 본인 의지였습니다. (외부 압력은?) 그건 저희가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본인이 느꼈을 압박감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본인에게 누가 이야기를 했다면.]

두 번째 증인.

안 전 지사 수행비서 등으로 8년간 일한 신모 씨.

2년 전 뉴스룸에 김씨를 지지하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증인으로 선 후 본인과 가족 신변에 위협을 받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신씨는 "안 전 지사를 도와준 사람들은 떳떳하게 잘 생활하는데, 나는 무슨 말을 하면 공격받을까 봐 걱정이 된다" 고 했습니다.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이 현재 국회 등에서 직책을 유지하거나 승진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겁니다.

신씨는 현재 자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건 당시 충남도청 인터넷방송국에서 조연출로 있던 정연실 씨.

안 전 지사의 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일이라 가까이서 많은 것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사건이 터지자 피해자 측에 섰지만, 그 대가는 컸습니다. 

[정연실/전 충남도청 인터넷방송국 조연출 : 다들 뒤에서 김지은이 저를 조종했대요. 도청에서 일한 것도 저고, 안희정 전 지사를 맨날 본 것도 저예요. 전 본 얘기를 하는 거라고요. 만나는 사람마다 회유를 하려고 하니까…]

정씨는 사건 후 영상 관련 일을 아예 접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정연실/전 충남도청 인터넷방송국 조연출 : (피해자) 도와준 사람들은 낙인이 찍혀가지고 찍어내고. (가해자) 도와준 사람들은 그래도 쟤네는 배신은 안 해. 이러면서 계속 영전을 하고…]

보이지 않는 사회정치적 힘에 의한 성폭력을 법원이 인정한 이 사건에 대해 세상이 바뀌었다고 떠들썩했지만, 정작 당시 김씨의 대리인은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고 말합니다.  

[배복주/당시 김지은 씨 대리인 : 정치인의 위력이 그 개인의 권력으로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위력이 되게 집단적으로 형성되어서 지금 안희정은 감옥에 있지만 안희정의 위력은 여전히 국회안에 존재하고 있다.]

(VJ : 박상현 /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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