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항선에 오른 젊은 실습생이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찜통 같은 기관실에서 일을 돕다가 숨진 걸로 추정이 되는데요. 고인의 휴대전화 메시지에는 말 못 한 고민들이 담겨 있습니다.
구석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철문이 올라가고 관이 나옵니다.
인도네시아 해역에서 외항선 실습을 하던 한국해양대 3학년 정승원 씨 시신입니다.
[어떡해…]
정씨가 숨진 건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일 오전 2시쯤입니다.
17850톤급 운반선 선샤인호의 기관실에서 일을 돕다 쓰러진 지 11시간 만입니다.
당시 정씨는 체온이 40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열사병 증세를 보였습니다.
헬기를 부르지 못한 선사 측은 예인선에 태웠는데, 육지로 옮기기까지 3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아버지 : 굳이 헬기는 없어도 된다는(고 생각하는) 느낌이었어요. 언제 사망했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고향 부산에 차려진 빈소, 동기생들은 울먹입니다.
[동기생 : 키가 190이 넘고 건강한 친구였는데…]
고인의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실습생들의 설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화책, 미용팩, 생필품.
고인이 배를 타기 전, 선원들이 가져오라고 시킨 것들입니다.
[아버지 : 가루막걸리까지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엄청났어요.]
[어머니 :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안 믿깁니다.]
해경은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과 함께 선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에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