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10월 북한병사가 철책을 넘어서 우리 내무반에 노크하고 귀순한 사건 기억하시죠. 이 사건 이후 군이 첨단경계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김상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외부인이 철책에 접촉하자 마자 경고음이 요란스레 울립니다.
곧이어 CCTV로 상황을 살피던 경계병이 달려오고 침입자는 체포됩니다.
군은 이같은 첨단 무인경계시스템을 2015년까지 전방철책선에 도입키로 했습니다.
올 들어 군이 발주한 사업구간은 중서부 전선 248km로, 예산만 798억 원에 이릅니다.
그런데 방위사업청 자료를 확인해보니 사업 곳곳이 부실투성이였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탐지 성능의 합격 기준이 90%에 불과합니다.
침입 시도가 100번 있었을 때 10번은 뚫려도 된다는 뜻으로 사업초기 99%에서 크게 낮아진 겁니다.
성능평가도 통상 겨울, 봄, 여름 세 계절에 걸쳐 21주간 하지만 이번엔 여름과 가을 사이 12주로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그나마 오작동 가능성이 큰 장마철은 아예 시험기간에서 빠졌습니다.
이 때문에 사업이 부실하게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군 장비라는 것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365일 작동해야 하는 것인데, 이 부분을 평가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이 모자라 요구성능을 낮췄고 군의 요청에 따라 평가기간도 줄였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