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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대 한국영화 '해연', 일본 고물상서 발굴…일반에 공개

입력 2015-07-0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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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40년대 만들어진 우리 영화가 일본의 고물상에서 우연히 발견돼 67년 만에 국내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자칫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묻힐 수도 있었는데요. 해방 직후 서울의 모습과 우리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강나현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까까머리 소년들이 제 키만한 곡괭이를 들고 부지런히 땅을 팝니다.

바닷바람이 불지만 구슬땀은 멈추지 않습니다.

힘이 들어 꾀를 부리던 아이는 이내 선생님에게 들켜버립니다.

고아나 떠돌이 소년들을 모아 교육하던 장소인 감화원의 모습입니다.

해방의 시기를 관통한 이들에겐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장면입니다.

공개된 영화 '해연', 일명 '갈매기'엔 이렇게 1940년대 우리 사회 모습이 생생하게 녹아 있습니다.

서울역을 비롯해 남대문과 소위 모던보이들이 즐겨찾던 미쯔비시 백화점도, 옛 서울시청과 북악산의 모습도 멀리 내다보입니다.

[이병훈 원장/한국영상자료원 : 1940년대 작품이 18%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만 이번 '해연' 발굴이 한국 영화사에 맥을 잇는 귀중한 성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 '임자없는 나룻배'로 잘 알려진 이규환 감독의 작품입니다.

새엄마의 구박 탓에 소매치기가 된 소년을 통해 해방 직후 혼란에 빠진 사회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영화는 1948년 개봉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필름이 사라졌다 얼마 전 일본의 한 고물상에서 발견됐습니다.

이제 구순을 바라보는 주연배우 조미령 씨는 영화 발굴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조미령/배우 : (필름 발견 소식을) 듣고는 잃어버린 가족을 찾았다는 기분이더라고요. 나도 한번 좀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놀랬어요 정말.]

하와이에 거주하고 있는 조 씨는 촬영 과정의 에피소드도 소개했습니다.

[조미령/배우 : 자면서 같이 식사를 하고 그랬어요. 큰 솥에다가 꿀꿀이 죽마냥 끓여서. 야채가 없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머리 부스럼이 많았어요.]

영화를 발굴한 한국영상자료원은 다음주 2차례, 시민들에게도 영화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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