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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9회] 석면 광산 마을에 '죽음의 그림자'

입력 2014-04-1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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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때 건축자재로 많이 쓰였던 석면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용이 전면 금지됐지요. 그런데 이 석면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마을이 있습니다. 영상 기자의 눈으로 현장을 들여다보는 카메라플러스, 유규열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청양군의 한 한적한 마을, 아이들이 돌멩이를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집 앞에서 주워온 것입니다.

마을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이 돌은 사문석.

그런데 사문석에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함유돼 있습니다.

[임흥규 /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석면팀장 : 도로하고 마당하고 6군데 지점을 지정해서 시료 채취를 했습니다. 6군데 모두에서 석면이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고요.]

주민들은 석면의 위험성이 알려지기 전인 2010년까지 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광산에서 사문석을 사거나 얻어다가 마을길 포장 등에 사용했습니다.

[박태수 : 우리는 그걸 모르고 일단은 땅이 빠지고 푹푹 들어가니까 채워서 판판하게 다지기 위해서 (사문석을) 깐 거예요.]

석면이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물질로 밝혀지면서 이곳 광산의 사문석 채굴은 2011년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이미 수십 년 동안 석면에 노출됐던 주민들의 피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시어머니를 떠나보낸 며느리는 고통스러웠던 마지막 순간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김도연 : 기침을 너무 심하게 하시다보면 그 자리에서 쓰러질 때도 있으세요.노인이니까, 평생 밭에서 일 하셨으니까 기침이나 호흡기질환 이런 걸로만 알고 있었죠.]

석면폐증 진단을 받은 이기태 할아버지는 오늘도 힘겹게 밭일을 합니다.

[이기태 : 헐떡대고 맨날 기침이, 지금도 기침이 나와요. 피도 넘어오고 약을 계속 지금도 먹는데….]

그런데 석면광산이 문을 닫은 이후 잠잠했던 마을이 다시 술렁이고 있습니다.

곳곳에 주민들의 분노를 담은 메시지들이 가득합니다.

석면광산에 다른 시설이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석면광산에 들어선 산업폐기물 처리장입니다. 이곳에서는 사문석들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석면줄기가 뚜렷합니다.

폐기물을 파쇄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문석들이 쓸려 들어가면 석면이 포함된 분진이 마을을 뒤덮을 수 있다고 주민들은 반발합니다.

광산에서 1km도 안 떨어진 곳에는 초등학교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폐기물 업체는 추가로 지하 30여m를 파서 매립장을 건설하겠다며 청양군에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공사가 진행되면 또 엄청난 양의 석면 분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권혁호 / 강정리 대책위 사무국장 : 사문석을 캐는 자리에다가 또 폐기물 매립장을 한다고 하는 것은 주민을 2번 죽이는 일이거든요.]

처리업체측은 안전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폐기물처리장 업체 관계자 : 지금 저희 사업계획서에 보면 터파기나 그런 부분을 어떻게 보존하고 그런 부분까지 사업계획서에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청양군청은 매립장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청양군청 관계자 : 석면광산 지역인데 거기는 복구 대상 지역이지 그러한 시설의 건설지역은 아니다, 그런 회답의 이유로 부적정 통보를 했습니다.]

그러자 폐기물 업체는 행정소송으로 맞섰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강정리의 석면 공포.

[한상필 : 우리네 같은 사람은 사실 얼추 살았으니까 별거 아닌데 앞으로 젊은 사람들, 자라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 건강을 지켜줘야 하는데 못 지켜주는군요. 그런 게 최고 걱정이에요.]

폐기물 매립장이 석면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앵커]

하늘에서 떨어진 하늘색 무인기 석 대가 온 나라를 뒤집어 놓았습니다. 비난이 쏟아지자 군에서는 허겁지겁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섣부른 정책이 더 큰 허점을 노출시키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늦더라도 치밀한 대비책을 만들어야 겠습니다.

오늘 탐사플러스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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