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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이 공개한 'L투자'…정체 드러날까

입력 2015-08-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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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핵심으로 호텔롯데의 지분 대다수를 보유한 L투자회사의 정체가 드러나고 있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로 일본에 있는 L투자회사 1∼12(3 제외)가 전체 지분의 72.65%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11일 오전 11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최근의 사태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그동안 롯데호텔의 주요주주로 베일에 쌓여있던 L투자회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신 회장은 "롯데호텔 설립 당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일본 롯데제과를 포함한 다수의 일본롯데 계열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로 참여했다"며 "롯데호텔의 주주로 남아있던 해당 기업들이 2000년대에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분할하면서 투자부문에 남은 법인들이 L투자회사"라고 밝혔다.

베일에 가려진 L투자회사는 8년 전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이름을 바꾼 기존 계열사들인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계획인 'Plan Do 2008'에 따르면 일본 롯데는 2007년 3월20일 중기경영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Plan Do 2008'에서는 2008년부터 3개년에 걸쳐 60여 개가 넘는 계열사를 정리하고 구조를 단순화시키는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편안의 핵심은 ▲주식회사 롯데를 분사형 분할로 지주사 롯데홀딩스를 설립해 과자와 빙과 등 식품 관련 자회사를 거느리게 하고 ▲식품을 제외한 부동산과 리스, 물산 등 나머지는 새로운 지주사(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를 세워 사업부문별 양대축으로 분할하는 것이다.

롯데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그룹 내 부동산 신탁사 역할을 하던 L투자회사를 활용했다. 식품쪽 지주사로는 L3·L4·L6에 대한 제3자 배정 증자를 실시, 자본금을 1700억원대(L3 650억원·L4 690억원·L6 315억원)로 늘린 뒤 각각 자본금이 수억 원에 불과하던 롯데냉과와 롯데물류, 일본 식품판매에 합병했다.

이후 자본금의 덩치를 불린 3개사(롯데냉과·롯데물류·일본식품판매)는 주식교환 등을 통해 롯데상사를 모회사로 자회사에 편입됐다. 롯데상사는 L2로 이름을 바꾸고, 또 다시 '주식회사 롯데'에 주식을 현물 배당하며 지배를 받았다.

이어 '주식회사 롯데'는 상호를 바꿔 자본금 21억7000만원의 지주사 '롯데홀딩스'로 거듭났다. 롯데홀딩스는 L2(롯데상사)를 중간지주사로 하고, L2(롯데상사)가 롯데냉과·롯데물류·일본식품판매를 거느리는 지주사 체계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L5(롯데회관)은 증자 등 지주사 전환에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회관은 결혼식장이나 야구연습장, 볼링장, 게임센터 등의 복합 레저 시설로 일본 롯데플라자로도 불린다. 롯데홀딩스의 독립 계열사로 남은 것으로 보인다.

이외 L투자회사 7개사는 분할 준비회사로 명칭을 바꾼 뒤 각 계열사에 흡수합병 된다. L1(롯데건강사업), L7(롯데애드), L8(롯데리스), L9(롯데데이터센터), L10(롯데부동산), L11(롯데물산), L12(롯데리아홀딩스)는 각각의 계열사에 흡수합병 된 뒤 신설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와 주식을 교환하면서 재차 L투자회사로 이름을 되찾아 완전 자회사가 된다.

신 회장은 "롯데호텔은 국부가 일본으로 유출된 창구가 아니라 일본롯데가 우리나라로 투자하는 창구역할을 해왔다"면서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롯데는 기업공개를 통해 소유구조가 분산되어 있고 상장된 8개 계열회사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일본 법무성이 발급한 L투자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에 신동빈 회장은 총 12곳의 대표이사로 지난 7월 31일 등재됐다.

지난달 27일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신동빈 회장이 귀국을 미루면서 일본에 머물렀던 시기와 겹친다.

경영권 분쟁이 발발하자 지배구조의 핵심고리인 제L투자회사 12곳을 먼저 장악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기존에는 L투자회사 가운데 9곳(L1·2·3·7·8·9·10·11·12)의 대표이사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머지 3곳(L4·5·6)의 대표이사는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나눠 맡았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롯데의 해외계열사 현황 등을 파악하는 만큼 그동안 롯데그룹 지배구조에서 베일에 싸여 있던 L투자회사의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날 수 있다"며 "L투자회사를 신동빈 회장 측이 장악한 만큼 경영권 다툼에서 우위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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