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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미얀마 총선' 누가 이겨도 민주화까지는 가시밭길

입력 2015-11-0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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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미얀마 총선' 누가 이겨도 민주화까지는 가시밭길


'11.8 미얀마 총선' 누가 이겨도 민주화까지는 가시밭길


25년 만의 자유·보통 선거인 '11.8 총선'을 맞이한 미얀마 국민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8일 오전 6시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전국 4만 500여개의 투표소로 향했다. 잔뜩 흥분을 한 표정의 20대 젊은이들에서부터 지팡이를 짚은 80~90대 노인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투표행렬에 가담했다.

AP와 CNN등 외신들은 8일(현지시간) 미얀마의 민주화를 열망하는 민심이 뜨겁게 분출했다고 전했다. '반쪽짜리 민정'을 청산하고 진정한 민주정부를 세워야 한다는 국민들의 뜻이 모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대부분 테인 세인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단결발전당(USDP)과 아웅산 수지 여사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간 맞대결로 이뤄지는 이번 총선에서 NLD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미얀마 민주화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한 가시밭길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선에서 예상되는 결과는 ▲ NLD가 상하원 의석의 67% 이상 확보로 단독 집권을 하는 경우 ▲ USDP가 군부의석을 합해 반쪽짜리 민정을 이어가는 경우 ▲ NLD와 USDP 모두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는 경우 등 크게 세 가지이다.

NLD 단독집권을 위해서는 상하원의 의석수 657석의 과반수인 329석을 얻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뽑는 선출직 491석의 67%에 해당하는 숫자다. NLD는 1990년 선거에서 80% 승리를 거두었고, 2012년 보궐선거에서는 46석 지역구 중 44 곳에 후보를 내 43석을 따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불교 민족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수지 여사에 대한 지지철회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어 예전과 같은 압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반면 현 집권여당인 USDP는 상하원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163석만 얻으면 된다. 군부의 166석을 합하면 재집권할 수 있기 때문이다.

NLD나 USDP 모두 상하원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군소 정당들과 연합정권을 구성해야 한다. 현재 군소정당들은 대부분 NLD와 느슨한 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NLD의 단독집권이다. 그러나 NLD가 압승으로 집권을 하더라도 수지 여사는 현행법상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수지가 영국인 남편과 결혼했으며 영국 국적의 아들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는 2008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으로 출마할 수 없게 만들었다.

또한 상·하원 의원 25%를 자동으로 군부에게 돌아가도록 규정한 헌법 역시 미얀마의 민주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수지 여사는 집권할 경우 헌법 개정을 공언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의원 75%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NLD가 집권하더라도 헌법개정을 통한 민주화는 험난할 수 밖에 없다.

수지 여사는 이를 의식한 듯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대통령을 넘어선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얀마에서 대통령 선거는 의원들이 뽑는 간접선거 형태로 내년 3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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