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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차장·공사판으로 변한 '독립운동 사적지'…보훈처는 방치

입력 2021-06-28 21:01 수정 2021-06-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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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강점기, 우리 독립운동가들이 해외에서 활동했던 기록은 매우 소중합니다. 그 하나하나가 일제의 만행을 현재 시점에서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훈처가 1,000곳이 넘는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를 꼽아놓고도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사적지들은 공사판으로, 주차장으로, 논밭으로 변하고, 잊혀지고 있습니다.

전다빈 기자입니다.

[기자]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한 청소년 야영장.

이곳은 항일열사들이 '고려독립청년당'을 결성한 곳입니다.

하지만 이를 알리는 표지판은 하나도 없습니다.

일본군을 공격한 뒤 쫓기다 열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곳은 논밭과 주차장이 됐습니다.

모두 국가보훈처가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로 꼽아놓은 1,005곳에 포함됐지만, 포함만 됐을 뿐 아픈 역사는 전혀 증언해주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임시정부 소속 독립운동가들이 묻힌 중국 충칭의 화상산 한인묘지도 1년 전부터 공사판이 됐습니다.

재개발 지구로 묶인 겁니다.

사적지 주변 교민들은 애가 탑니다.

[이태복/인도네시아 사산문화연구원장 : 표지석을 세운다, 기념비를 세운다고 했는데 아직 어떤 조치가 없습니다. 지금은 거의 잊혀가고 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흥사단 터도 마찬가지 경우입니다.

2002년 사적지로 등록됐지만, 보훈처는 이곳이 철거 위기에 놓인 걸 언론 보도가 나가고서야 알았습니다.

보훈처는 인력과 예산 부족을 탓합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 : 인력도 부족하고, (국외 사적지) 1005개가 적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 1005곳 사적지를 관리하는 직원은 3명뿐입니다.

게다가 관리비 위주로 예산이 편성되다 보니 번번이 보존 기회를 놓치고 있단 지적이 나옵니다.

[윤주경/국민의힘 의원 (윤봉길 의사 손녀) : 사적지가 매물로 나오면 빨리 구매해야 합니다. 현재는 민간이 먼저 구매하고 정부에서는 차후에 지원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제도는 반드시 수정되어야 합니다.]

(화면제공 : 이태복·김경준)
(영상디자인 :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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