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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정당성' 대통령 지시 직후 징계위 연기…배경은

입력 2020-12-0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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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러면 바로 청와대로 가보겠습니다.

박민규 기자, 징계위원회가 연기된 건 문 대통령의 입장 때문인 걸로 봐야 할까요?

[기자]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4일)로 예정됐던 윤 총장 징계위원회를 문 대통령은 콕 집어 지시했습니다.

"사안의 중대성을 비춰볼 때 더더욱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 지시사항'을 공식 브리핑했습니다.

이렇게 한 건 지난 10월 옵티머스펀드 사건 관련 지시 이후 약 50일 만입니다.

특히 이번 윤 총장 징계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 역시 처음입니다.

브리핑이 끝나고 1시간 정도 지나서 법무부는 징계위를 미뤘습니다.

[앵커]

그럼 법무부에도 따로 지시가 내려간 건가요?

[기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징계위를 미뤄라, 말라 한 건 아니"라면서도, "대통령 지시를 법무부에 강력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청와대는 어제부터 신임 이용구 법무차관이 징계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지는 않을 것이고, 이 사실을 곧 법무부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그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아 왔습니다.

그러자 결국 오늘 청와대 대변인이 직접 나서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했습니다.

이 차관이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징계위의 정당성,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거라는 내용입니다.

사실상 법무부에 속도전보다 정확성에 무게를 두라는 메시지를 던진 걸로도 해석됩니다.

[앵커]

지난 월요일만 봐도 문 대통령이 '선공후사'를 강조하면서 검찰 조직을 향한 강한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럼 분위기가 달라진 겁니까?

[기자]

당시 내부 분위기를 취재해 보니 고기영 전 법무차관은 이미 지난 주말쯤에 법무부에 사의를 표했고 청와대는 후임자로 일찌감치 이용구 차관을 낙점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검사들의 조직 이기주의가 발현됐다는 인식이 컸던 겁니다.

그런데 법무부 감찰위와 행정법원이 연이어 '절차'에 문제가 있었단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청와대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법무부가 알아서 진행하면 될 일이고 청와대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는데요.

더 이상 법무부에만 맡기지 않고,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공정성과 법적 정당성을 감시하겠단 입장으로 돌아선 걸로 보입니다.

[앵커]

결국에는 징계위의 결과가 관건입니다. 결과에 대해선 청와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청와대는 어제부터 "징계 결과를 결코 예단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징계위 결과가 가볍든 무겁든 대통령은 받아들일 거란 말도 반복해서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는 징계 사유가 모두 인정된다 하더라도, 해임이나 면직 같은 중징계가 나오기 쉽지 않을 수 있단 분석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추 장관은 국정 혼란에 대한 책임을 어떤 식으로든 져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징계 결과가 아무리 가볍다고 하더라도, 윤 총장 역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특히 징계위가 예정된 10일 전에, 국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당이 정기 국회가 끝나는 9일을 통과 시한으로 목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오는 10일 징계위가 열리고 나면 문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청와대에서 박민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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