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몰려드는 전 세계 군함…'중동의 화약고' 호르무즈를 가다

입력 2020-02-17 21:25 수정 2020-02-18 11:0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해군참모총장이 오늘(17일) 호르무즈해협에 파병된 청해부대를 찾았습니다. 부대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입니다. 파병을 한 뒤 고위 인사가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저희 취재진도 중동 최고의 전략 요충지로 꼽히는 호르무즈해협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높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CNN (지난달 8일) : 그들(이란 혁명수비대)은 미국으로 인해 이란 내에 어떤 일이라도 일어난다면 UAE의 두바이와 이스라엘의 하이파를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극에 치닫던 지난달 초.

이란 혁명수비대가 공격 대상으로 지목한 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미군들입니다.

두바이에서 알아인으로 넘어가는 도중에 있는 한 사막입니다.

두바이 도심에서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데요.

이렇게 건물은 한 채도 없이 모래만 황량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최근 이 지역 인근에 미군이 주둔하게 되면서 UAE는 이란의 반감을 샀습니다.

하지만 전쟁의 공포는 사막을 넘어 두바이 전체로 퍼졌습니다.

[남영호/두바이 교민 (식당업 종사) : 전세기 띄워서 오만으로 들어오고 교민들은 버스 타고 오만 국경 넘어서 한국으로 귀국한다는 계획이 (알려졌죠.)]

한 달이 지난 지금은 두바이 북쪽, 호르무즈해협으로 긴장감이 번지고 있습니다.

호르무즈해협은 오만만과 페르시아만을 잇는 바닷길로 중동과 교역하는 모든 배가 지나가야 합니다.

이란의 봉쇄 우려에 한국을 포함한 각국 군함들은 자국 상선 보호를 위해 호르무즈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제 왼편에 있는 곳이 오만이고 저기 수평선 넘어 있는 곳이 이란입니다.

가장 좁은 해역의 폭이 39K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요.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20%가 바로 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다닙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돼도 현지 주민들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아흐메드 알쿰즈리/오만 카사브 주민 : 이란은 오만과 바다를 두고 근접해 있는데 호르무즈해협 등과 관련해서 다행히 두 국가 사이에 문제가 없습니다.]

현지에 있는 외부인들의 시선은 다릅니다.

[쉐린/오만 카사브 거주 외국인 : 이란이랑 카사브 사람들은 좋은 사업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기 사람들은 이란에 반하는 얘기를 하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호르무즈를 거쳐 온 배 상당수가 머무는 두바이 제벨 알리항.

얼마 전 호르무즈를 통과한 중국인 승선원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중국 상선 승선원 (호르무즈해협 통과) : 상황이 완화되긴 했지만 아직 다 끝난 건 아니에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에 항로도 수시로 바꿔야 합니다.

[강기봉/두바이 교민 (물류업 종사) : 일단 최대한 이란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항로를 택했고요. 배들이 빨리 움직이죠. 이란이 가끔씩은 자기네들이 살아 있다, 우리가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트집을 잡을 수 있습니다.]

■ 청해부대 향한 현지 시선들…"대민활동 강화해야"

[앵커]

청해부대의 기항지인 오만의 무스카트 항구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입니다. 최근 세계 각국의 군함들이 이곳에 몰려 들면서 우려의 시선도 있습니다.

계속해서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유도선 2대가 군함을 끌고 선착장으로 갑니다.

지난해 말 청해부대 강감찬함이 오만 무스카트항에 들어선 모습입니다.

미국의 파병 요청이 시작된 지난해 7월, 청해부대는 기항지를 아덴만 살랄라항에서 호르무즈에 가까운 무스카트항으로 옮겼습니다.

외국 군함들이 무스카트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청해부대는 보통 한 번 작전을 나가면 15일 동안 바다에 머무르는데 돌아올 때면 이곳 무스카트항에서 2박 3일간 정박을 하곤 합니다.

[박종천/무스카트 교민 (청해부대 식자재 납품) : 바지선이 하나 납치됐다나? 그런 일 있을 때 원래 장병들 2박 3일 정도 있어야 하는데 그날 저녁에 바로 다 출동하더라고요.]

청해부대가 호르무즈까지 작전 반경을 넓힌 건 우리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파병을 바라보는 현지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하팀 알타이/오만 '알로야'지 편집장 : 군사적인 해결책은 항상 우리에게 있어 선호되지 않습니다. 오만 정부는 정치적인 해결책을 환영하며….]

군사 활동과 별도로 현지 대민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사예드 고네임/국제안보방어논의기구(IGSDA) 의장 : 한국은 중동 지역 내에서 이점이 많고 사랑받는 국가입니다. 군사적 활동을 위해서가 아니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합니다.]

이달 초 청해부대는 호르무즈에서 일주일 동안 표류하던 이란 선박을 구조해 현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중동학) : 이란 선박을 구조했던 건 부정적인 이란의 여론을 바꾸는 전환기적인 사건이었거든요. 대민 봉사나 인도적인 역할을 많이 한다면…]

(영상디자인 : 곽세미·최수진 / 영상그래픽 : 김정은)

관련기사

'호르무즈 파병' 청해부대, 이란 선박 구조…이란 "감사" 이란, "해역 명칭도 모르나" 한글로 항의…미국은 "환영" 방위비 협상 지렛대 될까…'호르무즈 파병' 손익계산서는 호르무즈에 청해부대 '독자 파병'…"작전반경 확대 방식" 왕건함, 작전 시작…원유 실은 우리 배 보호가 핵심 임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