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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군공항 건설" 소문 하나에…투기 몰린 '유령 주택'

입력 2019-03-12 21:55 수정 2019-03-1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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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 화성의 한 시골 마을에 조립식 주택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습니다. 공항이 들어설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보상을 받기 위해 지은 이른바 '유령 주택'입니다. 투기 세력들이 몰리지만, 규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습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화성시의 한 농촌마을입니다.

곳곳에 조립식 주택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완공된 주택들에는 전기를 쓴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집 문 앞에는요.

전기세, 그리고 수도세 고지서가 이렇게 뜯지 않은 채 쌓여있습니다.

그런데 집 문이 열려서 열어보니까요,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옆 마을에도 같은 형태의 조립식 주택 수십채가 지어지고 있습니다.

논밭 한 가운데에 주택단지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논이었던 곳인데 땅을 메운 뒤 집들을 세운 것입니다.

일부 주택들은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조차 없습니다.

집 사이가 좁아 해가 들지 않는 곳들도 있습니다.

이 곳은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듯 공사 자재들이 곳곳에 쌓여있는데요.

집과 집 사이의 간격을 재보면 1m 30cm정도로 제 두 팔을 펼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똑같은 모양의 똑같은 크기의 집들이 이곳에만 수십여 채가 넘습니다.

조립식 주택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입니다.

국방부가 경기도 수원에 있는 군 공항을 화성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한 후 부터입니다.

집을 지어 팔고 있는 곳들은 인근 부동산 업체들입니다.

내부에는 군 공항 이전 계획지가 표시된 지도가 붙어있습니다.

[부동산 관계자 : (집이 좀 팔려요?) 예, 이제 팔 거예요.]

개발이 되면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은 보상이 커집니다.

이주해 거주할 수 있는 보상금이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마을 주민 : 보상받아 먹으려고. 스티로폼만 나오게 기둥만 세워놓고. 스티로폼 갖다가 끼우면 끝인데 아무것도 없어요. 저거.]

산이었던 곳에 주택들이 들어서면서 기존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는 상황.

[이근구/마을 주민 : 비가 오면 옹벽 쌓은 데서 물이 막 숨어내려와요. 불안하지. 혹시 저 헐려서 거기서 잠이라도 자는데 무슨 피해가 오지 않을까.]

좁은 마을길을 공사용 트럭들이 다니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도 있습니다.

[마을 주민 : 25톤 (트럭이) 다녀서 나는 회사도 못 다니고 아무것도 못 했어요.]

화성시는 군 공항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

실거주자가 아닐 경우 더 높은 세금을 매기겠다는 입장입니다.

주택이 아닌 '별장'으로 과세해 세금을 늘리겠다는 것인데, 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논밭들이 이어지는 경기도 용인의 한 시골 마을입니다.

읍내에 들어서자, 새 간판을 단 부동산 업소들이 등장합니다.

이른바 '떳다방'입니다.

부동산 업소들이 몰린 것은 지난 달 반도체 공장단지가 들어서기로 결정되면섭니다.

실제 발표도 되기 전인 지난해, 땅값은 2배 이상 올랐습니다.

[마을 주민 : 부동산업체만 20여 개 정도 생겼어요. 300만원짜리가 500만원 되고, 1000만원 넘는 것도 있고. 부르는 게 값인 것 같아.]

버스정류장과 전봇대마다 투기를 조장하는 전단지들이 붙었습니다.

[마을 이장 : 극성맞은 재력가들이 와가지고 문자 날리고 팔아라 팔아라 그러는 거지. 교육 잘해라. 이런 데 현혹돼서는 땅 덜컥 팔지 말라고.]

부동산 업소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쏟아냅니다.

[부동산 관계자 : 여기가 원삼IC잖아요. 이쪽으로 연결. 100%, 1000% 연결이 되겠죠. 발표할 때 한 번 오르고, 보상 나올 때 한 번 오르고.]

용인시는 외부 투기 세력에 대해서 뒤늦게 실태 점검에 나섰습니다.

누가 봐도 뻔한 꼼수들, 사전에는 막지 못하더라도 사후에라도 걸러낼 대책이 필요합니다.

부동산 투기를 막지는 못해도 이들에게 거액의 세금까지 돌아가서는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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