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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 재거의 저주"? 월드컵 지지팀마다 참패…브라질 팬들의 놀림감

입력 2014-06-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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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스톤스의 믹 재거가 승리를 점치며 찍는 팀마다 참패를 당해 브라질 축구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70세의 재거는 축구를 무척 좋아하지만 그가 지지한 팀을 지게 하는 불길한 악운을 전파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브라질 축구팬들은 이를 "페 프리오(차거운 발)"이라 부른다. 글자 그대로는 언 발을 뜻하지만 불운이나 재수없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에 따라 브라질 축구 팬들은 믹 재거의 입에서 다음엔 어떤 팀이 승리자로 지목될지 꾸준히 주목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희생양(?)은 이탈리아 팀. 로마에서 공연 중이던 재거는 7만 명의 팬들 앞에서 월드컵 4회 우승국인 이탈리아가 우루과이를 형편없이 깨고 압승을 거둘 거라고 예언했지만 이탈리아는 24일 1대0으로 패배해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지난 5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공연에서 재거는 세계 정상의 축구선수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 팀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종 결승까지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하지만 포르투갈 팀은 조별 2개 경기에서 이기지 못해 탈락 위기에 처해 있다.

월드컵 개막 초기에 재거는 자기 고국 잉글랜드와 우루과이 전을 앞두고 "영국은 이긴다. 이번 경기는 틀림없는 승리!"라고 트위터에 올렸지만 영국은 탈락했다.

브라질사람들은 이 때문에 재거를 놀려먹고 있지만 그래도 그의 음악은 사랑한다. 2006년 리우 근방의 코파카바나에서 열린 롤링스톤스 공연에는 100만 인파가 몰려들어, 요즘 월드컵 경기를 대형 화면에서 보려고 모여든 이곳 해변의 군중 2만 명과는 비교가 안 되는 인기를 모았다.

재거도 브라질을 사랑해서 브라질 출신 모델 시치아나 기메네스와 15년 전에 결혼, 아들까지 두었다.

브라질 사람들이 재거의 축구 예언에 빠지기(또는 놀려먹기) 시작한 것은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때부터이다. 네델란드 팀과의 경기에서 형편없이 지고 있을 때 재거는 아들에게 브라질 선수복을 입혀서 함께 경기장에 나타났었다.

남아공 경기에서도 재거의 예언은 실패로 유명해서 빌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응원했지만 미국은 가나에게 졌고 다음날엔 영국-독일전에서 영국이 이긴다며 응원했지만 독일에게 4대 1로 졌다.

재거의 예언이 응원이나 저주, 어느쪽이든 간에 브라질 사람들은 무척 예민하다. 많은 국민들이 이탈리아와의 대전을 앞두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발 재거는 입좀 다물고 있으라고 애원했고, 숙적 아르헨티나와의 대결에서 그 쪽이 이긴다고 말해달라는 트윗도 홍수를 이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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