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 김성인 씨의 사고 당시 상황도 들여다보겠습니다. 배관 안에서 의식을 잃고 발견이 됐었는데요. 절대 이 배관 안으로 들어가지 말고 얼굴만도 넣지 말라고 작업 지침에는 나와있습니다. 이 지침과 현장은 하지만 달랐습니다.
조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김성인 씨가 소속된 하청업체가 작성하고, 현대중공업이 승인한 표준작업지도서입니다.
18단계에 걸쳐 작업 순서와 안전 지침이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눈에 띄는 건 '질식 사고'의 위험성입니다.
21일 김씨 죽음의 원인으로 꼽힌 아르곤 가스에 대한 언급도 나옵니다.
질식 위험을 6차례나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파이프 안으로 절대 들어가선 안 된다고 돼있습니다.
심지어 얼굴조차 넣지 말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파이프 안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현대중공업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용접 작업 중 질식사한 건 김씨가 처음이 아닙니다.
8년 전 하청업체 노동자 감모 씨도 아르곤가스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2016년엔 비슷한 사고가 잇따르자 재발을 막겠다며 파이프 설치작업 표준작업지도서까지 만든 겁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김형균/현대중공업노조 정책실장 : 보통은 작업을 안에 들어가거나 하려면 반드시 몇 가지 절차를 거쳐야 돼요. 반드시 환기를 시켜야 돼요. 반드시.]
노조 측은 김씨가 위협을 무릅쓰고 파이프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던 이유를 밝혀야 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