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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플러스] '가상현실' 쾌속 진화…고소공포증 치료도

입력 2017-03-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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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흔히 가상현실 하면 고글처럼 생긴 기기를 쓰고 풍경을 보거나 신나게 게임하는 모습이 먼저 떠오르실 겁니다. 그런데 최근에는요, 고소 공포증 같은 병을 치료하는 데도 가상현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오늘(19일) 일요플러스에선 점점 커지는 가상현실 시장을 구희령 기자가 짚어드립니다.

[기자]

일은 자꾸 쌓이고, 마감 시간은 다가오고.

스트레스로 폭발할 것 같은 순간, 얼른 화장실로 가서 가상 현실 기기를 씁니다.

순식간에 나타난 초록빛 정글. 그 속을 신나게 누빕니다.

저는 방금 정글에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순식간에 일상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상현실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가상현실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노래방 같은 공간에서 전투를 벌이고, 지상 1m 높이지만 행글라이더를 타고 계곡 사이를 날아갑니다.

실내에서 강바람을 느끼며 외줄 타기를 하고 난민 어린이의 참상을 생생하게 봅니다.

엘리베이터 밖만 봐도 심장이 쿵쿵 뛰는 고소공포증, 청중들이 나를 비웃는 것만 같은 발표 불안증도 가상현실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환자가 겁내는 상황을 반복해서 체험하면 공포심이 줄어드는 원리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세계 최초로 휴대용 가상현실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스마트폰 앱과 손목에 차는 기기로 맥박과 시선 등을 측정해 훈련 정도를 평가했는데 2주만에 중증 공포증 환자의 95% 이상이 효과를 봤습니다.

[김재진/강남세브란스병원 부원장 : 병원에 찾아오는 분들만 훈련할 수 있었는데, 모바일을 통해서 집에서 자기 혼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가능해진 거죠.]

평생 앓던 고소공포증을 가상현실 앱을 통해 두 달만에 이겨낸 환자입니다.

[무함마드 우메르칸/아랍에미리트 두바이 : (고소공포증 때문에 포기했던) 영국 조종사 학교에 지원했어요. 가상현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현실 세계에서도 할 수 있단 확신이 생겼거든요.]

하지만 가상 현실 기기를 오래 착용하면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거나 눈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종이로 만든 5천 원짜리 기기도 있지만 50만 원을 넘는 제품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상 현실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3차원 입체 그림을 가상 공간에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아서 새 부엌을 시험해 보는 식으로 현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모델하우스 대신 이용하거나 생생한 콘서트 현장을 전하는데도 씁니다.

벤츠나 포드 같은 자동차회사는 가상으로 미리 자동차를 조립해서 실제 직원들이 작업할 때 부상을 줄였습니다.

목숨을 잃거나 다칠 위험 없이 비행기 조종 교육이나 안전 훈련을 할 수도 있습니다.

몰입도가 높은 가상현실을 통해 약자의 입장을 공감하게 만들어서 사회 갈등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미국 스탠포드대 가상현실 상호작용 연구소에서 젊은이들에게 가상 현실로 노인 체험을 시켰더니 나이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었습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면 쉽게 지나치던 작은 턱도 큰 장애물처럼 느껴집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불편한 현실을 마치 내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낀다면 작은 것 하나부터 고치려고 노력하게 된다는 겁니다.

가상 현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새로운 현실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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