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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커튼Ⅱ'…사라진 76명의 의원들은 어디에?

입력 2015-03-04 21:21 수정 2015-03-0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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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시작은 앵커브리핑입니다.

"커튼 II"

혹은 커튼 속편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오늘(4일)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단어입니다.

어제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 법은, 무성했던 논란을 상징하듯 재적의원 295명 중 무려 247명이 표결에 참여했습니다. 그만큼 의원들의 대단한 관심이 쏠려있었다는 의미가 될 겁니다.

물론 예외조항과 시행유예 등으로 인해 의원들은 법안에서 쏙쏙 빠져나가도록 구멍을 만들어놨다는 비판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요.

김영란법은 통과됐지만 국회 문턱에 걸리거나, 아예 문턱을 넘지도 못한 법안들이 있습니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 법안입니다.

어제 흥미로운 장면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김영란법 표결에 참여했던 의원 수는 총 247명. 그런데 불과 한 시간 반이 지난 뒤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법안 표결에 참석한 의원 수는 총 171명이었습니다.

한 시간 반 사이 무려 76명의 의원들이 어디론가 슬그머니 사라진 겁니다. 심지어 본회의가 마무리될 시점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의원들은 고작 51명에 불과했습니다.

들끓었던 여론 때문이었는지 그동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큰소리를 쳐왔던 것에 비한다면 정작 법안 처리 의지는 '설렁설렁'했던 셈입니다.

그런가 하면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법안은 아예 본회의에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담배를 피울 때마다 끔찍한 그림을 봐야 하는 건 흡연권과 행복추구권 침해다"

복지위가 이미 논의를 마친 법안을 두고 법사위가 월권논란까지 불러오며 흡연권과 행복추구권을 주장한 겁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본인들이 관련된 김영란법 같은 법안에는 기를 쓰고 덤비던 의원들이 정작 다른 법안은 선거 때 이익집단의 표를 의식해서인지 설렁설렁 넘기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국회파행은 몸싸움으로만 되는 게 아닙니다. 무책임도 국회파행 아닐까요?

여당의 원내대표는 오늘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야당 원내대표도 사과했죠. 그러나 미안하다는 말이 미안하다고 들리지 않는 이유. 왜일까요?

얼마 전 앵커브리핑에서 '커튼'을 주제로 무대 위의 커튼이 열렸을 때와 닫혔을 때의 정치인들의 상반된 모습을 지적한 바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국회의원들은 무대 위의 커튼이 열리면 국민들 앞에서 연기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싸우고, 윽박지르는 것까지 모두 말입니다. 그리고 커튼이 닫히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풍경이 생경하다는 어느 의원의 경험담을 전해드렸었지요.

혹시 76명의 의원들은 김영란 법 투표가 끝난 후 이제는 무대 위의 커튼이 닫혔다고 생각한 것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했든 아니면 선거 때 표 생각해서 짐짓 피하고 싶었던 것이든… 76명이나 되는 의원님들 대체 어디 계셨습니까?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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