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고도 정작 차가 다니지 못하는 '불통도로'가 많다고 합니다. 소음이나 안전 같은 주민들의 민원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밀어붙였다가 빚어진 한심한 상황들입니다.
손국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로 곳곳에 화물차들이 불법 주차해있고 진입방향을 알리는 표시선은 벗겨진 지 오래입니다.
3천억 원이 투입된 수원시 대체우회도로의 일부로 망포지하차도 위에 만든 도로입니다.
망포지하차도 상부도로는 이렇게 콘크리트벽으로 진입이 차단돼 있습니다.
이 상태로 1년 넘게 방치돼 있는 건데요. 쓸모가 없어진 도로의 길이가 700m에 달합니다.
운전자들은 다른 도로로 우회하느라 10분 넘는 시간을 허비합니다.
초등학교 인근에 도로가 신설되면서 교통사고를 우려한 학부모들의 반발로 폐쇄된 겁니다.
당초 도로 개설 전에 주민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은 탓입니다.
하지만 LH 측은 학교 탓만 합니다.
[LH 관계자 : 계획이랑 좀 다르게 변경됐고요. 중간에 학교가 들어가서. 최초 계획 당시엔 초등학교가 없었어요.]
화성시와 시화산업단지를 잇는 2.8km 도로 역시 5년 넘게 방치돼 있습니다.
대부분 화물차만 다니게 돼 위험하다며 주민들이 반발한 겁니다.
[김인구/안산 A아파트 입주자대표 : 아파트와 5m 떨어진 곳에 덤프트럭이 드나든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수자원공사에서 50억 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민원이 불거지자 2009년 안산시에 관리권을 넘겼습니다.
[안산시 관계자 : 해결방안도 없이 넘겨놔서 저희도 답답합니다.]
주민 설득이나 동의도 없이 일단 짓고 보자는 막무가내식 건설행정이 불통도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