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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유명 성형외과, 수술실서 마취 환자 상대로 '성희롱'

입력 2018-06-20 21:01 수정 2018-06-21 00:42

피해 환자가 갖고 들어간 녹음기에 그대로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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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환자가 갖고 들어간 녹음기에 그대로 담겨

[앵커]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에서 마취 상태로 옷을 벗고 누워 있는 30대 여성 환자를 의사와 간호사들이 조롱하고 성희롱한 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됐습니다. 당시 여성은 마취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녹음기를 들고 수술실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5년 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의료진이 다른 병원에서 여전히 수술을 하고 있어서 같은 피해가 또 생길까 걱정돼, 폭로에 나섰다고 했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여성 환자가 지방 이식 수술을 위해 마취를 받습니다.

이 30대 여성을 상대로 의료진의 조롱이 이어집니다.

+++

완전 제모한 거죠?
자기가 밀었잖아. 남자친구 없을 거야.

+++

신체 특정 부분을 언급하는 성희롱 발언도 나옵니다.

+++

정말 가슴이 하나도 없다
수술에 대한 너무 큰 로망이 있는 거 아니야?

+++

2013년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에서 나온 이같은 대화는 여성 환자가 갖고 들어간 녹음기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최근 이 여성은 당시 수술실 CCTV도 입수했습니다.

의료진은 여성이 듣고 있지는 않을까 불안해 하기도 합니다.

+++

무섭다. 나중에 일어나서 '저 다 들렸어요' 이럴까봐…
CCTV 보여달라고 하는 거 아니야?
없다 그러면 안 돼요?
고장났다. 그날 밤에. 안 뺏기려면…

+++

남성 의사들은 더 노골적으로 여성을 조롱합니다.

+++

이 사람 결혼했을까?
OOO 같은 남자친구만 있으면 끝나는데…
OOO 젊고 힘 좋고, 밤마다…

+++

마취에서 깬 여성은 4시간 30분 만에 몸을 일으켰고, 당시 의료 사고 가능성 등을 걱정해 소지했던 녹음기를 통해 대화 내용을 모두 들었습니다.

[A씨/피해 여성 : 이런 일이 어떻게 나한테 일어나는지, 창피한 것을 감수하더라도 세상에 알려야겠다…한순간 조금 아름다워 보이려고 갔던 것을 많이 후회하거든요.]

해당 병원은 현재 다른 이름으로 바뀌었고, 당시 3명의 의사들은 각자 흩어져 다른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당시 수술실에 있었던 남성 의사 1명과 상담실장이 근무하는 한 병원에 해명을 듣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당시 상담실장 : (충분하게 입장을 말씀 안 해주시면…) 전혀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원장님은 어떻게 뵐 수 있어요?) 지금 업무 방해예요. 경찰 불러.]

다른 의사 1명은 이메일로 연락이 닿았지만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했고, 나머지 1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A씨/피해 여성 : 지금도 그런 행위들이 일어날 수 있죠. 성형외과도 많고 성형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A씨는 당시 의료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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