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나 빌라의 외벽을 타고 올라 가정집을 터는 이른바 '스파이더맨 절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건물 밖에 기름칠까지 하는 묘수가 등장했습니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경남 김해의 한 빌라.
어둠을 뚫고 한 남성이 능숙하게 벽을 오릅니다.
이날 1층과 2층에서 200만 원 상당 금품을 훔친 이 남성은 이런 수법으로 영남 지역에서만 200건 넘게 절도행각을 벌였습니다.
높은 건물에 워낙 잘 오르다보니 경찰 사이에서 스파이더맨으로 불린 이 남성이 훔친 금품은 무려 5억 4000여만 원 어치.
공동주택 고층에 사는 주민들도 한밤중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윤향선/서울 수유리동 : (창문을) 열어놔야 되는데 도둑이 접근하기가 쉽죠. 여름철에 많이 걱정이죠.]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서울 강북구청은 경찰과 함께 주택 가스배관에 윤활유 바르기에 나섰습니다.
절도범들이 벽을 오를 때 이용하는 부분을 미끄럽게 하고, 옷에 윤활유를 묻혀 검거를 손쉽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장수상 계장/강북경찰서 : 작년에 277가구를 (윤활유로) 도포했습니다. 전년도에 침입 절도가 그 지역에서 10건 발생했는데 도포 후 2건으로 80%가 감소했습니다.]
나날이 대범해지는 절도행각, 이를 막기 위한 당국의 아이디어도 함께 다양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