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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바보'에 효자, 안타까운 5명…대형 참사 막았다

입력 2014-07-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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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계속 들려와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도 답답하고 슬픈 심정이실 텐데요, 사고와 관련해서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이주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주찬 기자, 5명의 아까운 목숨을 이번 사고로 또 잃었는데, 숨진 대원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소방관이란 이름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희생'을 각오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최고의 자질이다."

앞서 리포트에서 소개된 이은교 소방사가 평소 동료나 후배 소방관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자신이 늘 하던 말대로 세월호 참사 현장 수색작업을 벌이다 결국 추락 사고로 숨졌습니다.

올해 31살인 이 소방사는 팀에서 막내로 올해 9월에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으로 옥탑방을 구했다고 하는데, 약혼자와 함께 틈틈히 신혼방을 꾸몄고, 주말에는 성당에서 예비부부 수업에 다녔다고 합니다.

[앵커]

네. 이번 사고가 조종사의 실수보다는 기체결함이란 분석이 조심히 제기되고 있는데, 정성철 기장은 비행시간이 5,300시간에 이르는 베테랑이라고요?

[기자]

네. 5명의 팀장이자 기장인 52살 정성철 소방경은 군에서 28년 동안 헬기 조종을 하다 지난해 10월 특수구조단 창단부터 조종기장을 맡아왔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호주 헬기 조종 면허가 있고, 비행시간 5,305시간에 이르는 베테랑 교관이기도 합니다.

정 기장은 특수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팀웍이 중요하다며 등산할 때 자비로 음식을 준비해 나눠먹는 등 가족처럼 팀원들을 챙겼고요, 집에선 장모를 모시는 '효자'이기도 합니다.

부기장인 50살 박인돈 소방위는 육군 항공기만 20년 동안 조종한 역시 베테랑이고요, 산악사고와 폭설 등 악조건에 대비해 야간 비행 훈련과 장애물 대응 훈련을 주관할 정도로 소문난 '훈련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비사인 38살 안병국 소방장은 공군에서 14년간 항공기 기체 정비를 담당한 항공기 정비통으로 통하는데, 최근 안 소방장의 아버지가 급성폐렴으로 경기도 성남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는데 한 달 넘도록 쉬는 날이면 통원 간호를 해온 역시 효자였습니다.

그리고 특전사 중사 출신인 42살 신영룡 소방교는 구조 분야 특별 채용으로 소방관이 된 구조 전문가로, 쉬는 날이면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 둘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등 '딸 바보'로 불렸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 규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사고 헬기는 블랙박스가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블랙박스의 저장돼 있는 사고 직전 교신내용과 기체 상태, 항로 등의 내용을 분석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합니다.

블랙박스는 동체 꼬리 부분에 있는데 통상 1천℃ 이상의 고온에서도 30분 이상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사고 당시 동체가 불에 탄 만큼 손상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보통 블랙박스 분석에는 통상 6개월가량 걸리고 1년 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확한 원인은 시간이 다소 걸린 전망이지만, 헬기 추락 지점을 보면 조종사가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추락 헬기가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거든요, 헬기는 동체 위에 있는 프로펠러가 고도와 전후진을 담당하고 꼬리 날개 옆에 있는 수직 프로펠러가 동체를 잡아주고 방향을 전환하는데 역할을 하거든요.

때문에 헬기가 동력을 잃거나 하는 사고가 나면 동체가 돌게 돼 있습니다.

또 격추 등 물리적인 외부 충격이 없는 한 날아오는 관성에 의해 추락할 때 포물선을 그리는데 이번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이런 정황이 없었다는 점, 그래서 아마도 의도적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조종관을 앞으로 해서 기수를 낮춘 것이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강원도 특수구조단 공식 폐이스북에 이들이 올린 글이 있는데요.

'어떻게 살아야 옳고 훌륭한 삶인가 말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일을 끝까지 완결 짓지 못해도 좋다. 포기할 생각만은 하지 마라'는 내용입니다.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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