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동안 외국산 돼지갈비를 국내산으로 속여 음식점에 납품한 업자가 적발됐습니다. 음식점조차 외국산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국내산 여부를 5분 만에 알 수 있는 '진단 키트'에 결국 꼬리가 잡혔습니다.
조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춘천시의 한 축산업체입니다.
밖에서 들여다볼 수 없게 온통 검은색 비닐을 붙여놨습니다.
업체 대표 40대 A씨는 이 안에서 혼자 돼지갈비 포를 뜨고 가공했습니다.
창고에는 돼지갈비가 든 상자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칠레산입니다.
그런데 A씨는 포장을 마친 뒤 돼지갈비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시했습니다.
거래명세서에 적은 축산물이력번호도 가짜였습니다.
[(그냥 막 적어주신 거죠. 그것도? 그냥 적어줘야 하니까 이력번호를?) 네. (그렇죠?) 네.]
국내산으로 둔갑한 돼지갈비는 강원지역 일부 음식점에 들어갔습니다.
2년 동안 납품된 양이 26톤, 액수로는 3억 원어치입니다.
음식점도 이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돼지고기 원산지는 눈으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양념까지 된 갈비는 더 힘듭니다.
단속반은 외국산을 구별할 수 있는 이른바 '검정키트'를 활용했습니다.
제주를 뺀 국내산 돼지는 모두 돼지열병 백신을 맞습니다.
외국산은 백신을 맞지 않은 것만 수입됩니다.
돼지열병 항체가 있는 국내산 돼지의 경우 검정키트에 두 줄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번에 단속에 적발된 수입산 돼지는 한 줄만 나타났습니다.
기존 방식으로 검사하면 시료 2kg에, 결과가 나오는데 일주일 넘게 걸렸습니다.
검정키트는 0.3g 시료로, 5분 만에 결과가 나옵니다.
검사를 여러 차례 반복한 후, 거래내역 등 관련 증거를 추가로 수집합니다.
[심경용/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강원지원 기동단속팀장 : 해당 업체에서는 거기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런 게 거의 드물다고 볼 수 있겠죠.]
농산물품질관리원은 A씨를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납품한 음식점이 더 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농산물품질관리원 강원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