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데뷔작 '스토커'를 내놓은 박찬욱 감독이 미국에서의 힘들었던 촬영과정에 대해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21일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영화 '스토커' 공식 기자회견에서 "할리우드 촬영현장의 단점은 너무 바쁘다는 것"이라며 "한국에 비해 절반 정도의 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아 힘들었다.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초 단위로 진땀을 빼가며 간신히 촬영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박찬욱 감독은 "니콜 키드먼이나 미아 바시코브스카와 같은 좋은 배우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을 만날수 있어 좋았다. 특히 영화 속 피아노 음악을 만든 필립 글래스라는 작곡가는 어릴 때부터 숭배하다시피 한 인물이다. 음악감독 클린트 멘셀 역시 10년전쯤 '파이'라는 영화의 음악으로 나를 충격에 빠트렸던 사람이다"라고 할리우드 작업 과정에서 만족스러웠던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에서 내게 함께 작업하자고 제의한 것은 내 영화가 가진 개성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내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수 있도록 해줬다. 굳이 영어도 못하는 한국감독을 데려다 찍게 한 것 자체가 '네가 잘하는 것을 해라'는 의미였을거다. 그래서, 내가 잘 하는 걸 해주고 왔다'고 전했다.
'스토커'는 '올드보이' '박쥐' 등으로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명성을 떨친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아버지를 잃은 18세 소녀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미아 바시코브스카와 니콜 키드먼 등이 출연했다. 명감독 리들리 스콧이 제작을 맡았다. 인기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가 각본을 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음악은 '블랙스완'의 클린트 멘셀이 맡았다. 28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