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검찰, '불구속 약속'에 발목?…실체 규명 걸림돌 되나

입력 2014-07-29 21:31 수정 2014-07-30 00:2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마지막 지명수배자였던 양회정씨까지 자수하면서 유병언 전 회장을 도왔던 측근들은 모두 검찰에 붙잡힌 셈이 됐습니다. 검찰은 "조력자들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끝났다"고 했는데요. 그러나 자수의 조건이 불구속이었기 때문에 조력자들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서로 말을 맞출 가능성이 있고, 이 때문에 검찰 수사가 이들의 진술에 계속 끌려갈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서복현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서 기자! 현재까지 내용만 보면 결국, 유병언 전 회장 사망 원인은 모른다는 건데요. 그러면 유 전 회장 사망은 미제로 남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현재로써는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유병언 전 회장의 사망 직전 행적과 사망 원인을 알고 있을 인물로 지목된 양 씨마저도 유 전 회장의 사망은 모른다고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순천에서도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지만, 일주일 동안 주민이 가져간 목뼈를 회수한 것이 실적의 전부입니다.

[앵커]

혹시, 양 씨가 허위 진술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네, 저도 오늘(29일) 검찰 관계자에게 그 질문을 던졌는데요. 검찰은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답했습니다.

보통 검찰은 충분한 단서를 확보한 뒤에 피의자를 소환조사하는데요.

이번에는 양 씨 행적 추적에 실패했었고, 자수를 하면서 조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진술에 끌려갈 우려가 있습니다.

앞서 한영익 기자 보도처럼 양 씨가 자수 전에 '김엄마' 김명숙씨 등과 말을 맞췄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진실을 밝히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앵커]

어제도 짚어 봤지만 검찰의 불구속 수사 '약속'을 또 언급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 약속이 수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어제오늘 조력자들이 하나같이 밝힌 자수 이유는 검찰의 불구속 약속이었습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구속 수사를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거거든요.

하지만, 불구속을 약속하면서 검찰로서는 압박 카드 하나를 잃은 셈입니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진술을 받는데 차질을 빚을 수도 있습니다.

또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다보면 양 씨와 김 씨 등이 수시로 만나서 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이 계속 끌려가는 양상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구원파는 원로들이 모인 이른바 '어른 모임'에서 체계적으로 검찰 수사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관련 내용, 백종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구원파의 중요 결정은 교회 원로들의 모임인 이른바 '어른 모임'의 판단에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원파 관계자 : 어른 모임 차원에서 참여하는 뭐가 있어야 (결정을) 믿을 수 있죠.]

'어른모임'은 지금까지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 방향도 결정해왔습니다.

한 구원파 관계자는 이달초 소위 어른 모임에서 "검찰과 지나치게 대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교회 재산 압류에 대해 맞서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어른 모임'에서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는 겁니다.

때문에 김엄마와 양회정씨의 자수 과정에도 이 '어른 모임'이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큰 상황 조망을 하면서 자수를 체계적으로 하는 게 아닌가. 기획된, 전략적인 모습이 많다고 보여집니다.]

수사 초기 검찰과 팽팽한 신경전으로 일관했던 구원파가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

[앵커]

이번 협력자들의 자수도 구원파 지휘부의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건데요. 검찰로서는 오히려 부담일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마치 짠 듯이 어제오늘 같은 방식으로 자수가 이어졌는데요. 겉으로는 구원파 협조로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다소 저자세로 피의자들에게 불구속 수사까지 제안했지만, 유 전 회장 사망 의혹을 못 밝혀 낸다면 체면을 구기는 것은 물론 부실 수사라는 비난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침묵 깬 양회정…"유병언, 어두운 색 옷 입지 않는다" 별장서 시신 발견장소까지 정밀 수색…성과는 없어 운전기사 양회정 자수…유병언 사망 미스터리 풀리나 운전기사 양회정 자수…"홀로 도주, 아무것도 모른다" 금수원으로 향한 '김 엄마'…양회정과 미리 말 맞췄나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