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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 목숨 앗아간 '광주 붕괴 참사'…8일 전 경고 있었다

입력 2021-06-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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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은 광주광역시 철거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현대산업개발 광주 현장 사무소 등 5곳을 대상으로 어제(10일)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습니다.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도 진행됐는데, 이번 참사가 일찌감치 예견됐고 충분히 막을 수도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관할 구청인 동구청은 "철거 업체가 구청에 제출한 철거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사고 발생 8일 전 구청에는 철거 작업의 위험을 알리는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돌덩이가 떨어져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는 내용이었는데, 즉각적이고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일, 광주광역시 동구청에 한 통의 민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건물 철거 작업을 위해 쌓은 흙더미에서 돌덩이가 떨어져 내린다는 전화였습니다.

[민원인 : 6월 2일쯤, 아마 오후쯤 된 거 같거든요. 큰 돌덩이가 떨어지면서 '쿵' 하는 소리에 안전장치를 아무것도 안 한 상태에서 위험하겠다 싶어서 구청에 전화를 했어요.]

돌이 떨어진 곳은 차와 사람이 다니는 길이었습니다.

[민원인 : 전화를 해서 빨리 조치를 해달라. 여기는 인도다. 사람이 지나가는데 펜스도 없다.]

민원인에 따르면 구청 측은 "재개발 조합에 연락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민원인 : 급하게 전화를 끊고 조합에다 바로 이야기한다고 그러고 끊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사고가 날 때까지 도로와 인도 통제 등의 구체적인 안전 조치는 없었습니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은 "처음으로 안전망을 덮고 작업하다가 사고 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구청 측은 감리 회사가 있었기 때문에 현장 점검은 따로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조현기/광주광역시 동구청 건축과장 : 저희가 민원 생길 때 현장을 가서 어떤 주의사항을 주고 하는 부분이었고 별도로 계획을 세워 현장점검을 한 적은 없습니다. 감리가 있기 때문에요.]

또 민원 전화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전화를 받은 담당자가 누구인지부터 알아보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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