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박진영을 중심으로만 회자되던 이른바 '박근혜 전 대통령 기획탄핵설'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의해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다시 집권해야 기획탄핵설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겁니다. 기획탄핵설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이고, 진원지는 어디인지, 사실이기는 한 건지, 관련 내용을 양원보 반장 발제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오늘(13일) SNS에 글을 하나 올렸는데요, "어느 야당 중진의원의 3년에 걸친 '기획탄핵설'이 회자되고 있다" "우리가 집권해야 이러한 박근혜 탄핵의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한 겁니다.
말인 즉슨, 그 야당 중진이 짜놓은 작전대로, 설계대로, 뭔가 설명할 수 없는 힘에 의해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진행됐다! 이렇게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건요, 그제만 해도 홍 후보!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이렇게 평가했었죠.
[홍준표/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이제 대통령은 탄핵되었고, 구속까지 되었습니다. 사법적 판단에 따라 법의 심판을 받을 겁니다.]
아마도 어제 재보선 결과를 보고, '야, 이거 TK에선 아직 친박정서가 남아있구나'란 걸 확인하고, 조금 입장이 달라진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어쨌든 좋습니다.
아, 그런데요 생각해보니까 박 전 대통령도 '기획설' 비슷한 얘길 한 적이 있었던 것 같네요! 이렇게 말이죠.
[박근혜/전 대통령 (2017년 1월 25일 / 유튜브 정규재 TV) : (탄핵 요구가)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도 지울 수가 없어요.]
결국 '기획탄핵'이라는 게, 실체가 진짜 있는 건지 따져봐야 할 거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민주당 안민석, 바른정당 김성태 의원 간의 대화가 논란의 발단이 됐던 건데요, 이렇게 말이죠.
[김성태/바른정당 의원 (지난 6일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앞에 계신 안민석 의원께서 3년 동안 정말 충분하게 준비하고 계획해서 터트려서 이제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실까지 맺었어요.]
그렇습니다, '기획탄핵'의 장본인, 홍준표 후보가 거론한 야당 중진이 바로 안민석 의원이었던 겁니다. 아시다시피 저도 안 의원과 함께 최순실 주변을 뒤지고 다녔던 사람으로서 '인간 안민석'을 조금은 알기에 드리는 말씀인데요. 안 의원은 뭐랄까, 그냥 오늘만 사는 사람입니다. 안 의원 사전에 계획이란 건 없습니다. 저도 옆에서 '저렇게 살아도 되나' 싶을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저는 기획설 얘기 듣고, 솔직히 듣고 아주 크게 웃었답니다.
'기획설'을 처음 꺼냈던 김성태 의원 역시 오늘 라디오에서 이렇게 억울함을 토로하더군요.
[김성태/바른정당 의원/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최순실 국정농단의 진실의 퍼즐을 맨 처음 시작한 사람은 안민석 의원이에요. 이걸 탄핵 3년 기획설로 이렇게 둔갑이 됐어요.]
박근혜 전 대통령 얘기 나왔으니 박사모가 주축이 된 신생 <새누리당> 얘기도 좀 하고 가죠. 어제는 조원진 의원을 대선후보로 선출하고, 오늘은 꿈에도 그리던 국회에서 첫번째 지도부 회의까지 열었습니다. 그 어느 당보다 참석자 면면이 화려했는데, 변희재 씨, 정미홍 씨, 정광용 씨 다 있네요. 자, 조원진 후보의 첫 일성 궁금한데요, 들어보시죠.
[조원진/새누리당 대선후보 : 공당에 대한 경찰이나 검찰의 여러 가지 수사는 대통령 선거 이후로 좀 미뤄줬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이 말이 끝남과 동시에 경찰은 탄핵무효 운동본부 사무실과 정광용 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탄핵선고 당일 폭력집회에 엄단 의지를 밝혔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들어가서 전해드리겠고요, 오늘 기사 제목은 < 뜬금없는 '기획탄핵설' 불 지피기, 속내는?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