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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징계는커녕 '승진'…이상한 성추행 대응

입력 2017-05-24 22:37 수정 2017-06-0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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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탐사플러스를 진행하겠습니다.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한 가해자에게 징계는 커녕 오히려 승진을 시키고 피해자에게는 부서 이동을 권한 회사가 있습니다. 어찌보면 많이 본 풍경이기도 하죠. 성폭력이 일어난지 5개월이 넘었지만 이들은 아직도 같은 사무실에 다니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국내 대기업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오늘(24일) 탐사플러스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뀌는 직장 내 성폭력의 실태, 왜 근절되지 않고 있는지를 들여다 봤습니다.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국내 굴지의 유통그룹 면세점 계열사에 입사한 A씨.

입사 직후부터 직장 상사로부터 비밀 대화창을 통해 개인적인 만남을 지속적으로 요구받았습니다.

올초에는 회식을 마치고 함께 택시를 탔다가 성추행까지 당했습니다.

[A씨 : 택시에서 저를 끌어안고 뽀뽀를 하고 몸을 쓰다듬고… 제가 불쾌해서 밀었어요. 근데도 그런 추태가 계속됐고…]

다음날 오전, 상사는 영화티켓을 건네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습니다.

[A씨 : 다음날 출근을 해 보니까 저만 따로 불러서 영화티켓 2장을 주는 거예요. 그러면서 저한테 '엄마랑 보러가라'…너무 화가 나서 인사팀에 면담을 신청했어요.]

인사팀은 해당 상사가 이전에도 성추행 전력이 있었다며 오히려 피해자에게 부서 이동을 권했습니다.

[A씨 : 작년에 똑같은 일(성추행)이 있었는데 다른 분들 두 분이나 다른데 보내신 거잖아요.]

[인사팀 관계자 : 본인하고 다 얘기해서 본인들이 희망하는 쪽으로 (해준거다)…다른 부서에 잠깐 있다가, 그것도 방법일 수 있어요.]

성추행 전력은 회사 대표도 알고 있었지만 상사는 승진까지 했습니다.

[인사팀 관계자 : 대표님도 당장 00(상사)를 빨리 교체했으면 하는데, 결국은 사람을 찾는 기간이 문제요.]

인사팀과 면담을 한 다음 날에야 상사는 A씨에게 이메일로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가해자인 상사는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고, 피해자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해당 상사의 부서를 이동하지 않은 건 대체할 적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A씨 : 처음엔 가해자 분한테 화가 났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어떤 조치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회사에서) 이 분한테 징계가 없었다는 게 제일 화나는 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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