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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먼지만 쌓인' 엉터리 택시 승강장…왜?

입력 2015-09-09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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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가운데 택시승강장에서 택시 타보신 분 손 들어 주십시오 하면 아마 손 드실 분들이 몇 분 안 되실 것 같습니다. 길거리 곳곳에 설치된 택시승강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데요.

밀착카메라 고석승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압구정동의 한 택시승강장, 강남 한복판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한적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택시 승강장이라고 분명히 쓰여 있지만 실제로 이곳에는 정차해 있는 택시도, 또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 손님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니 이렇게 곳곳에 쓰레기나 낙엽이 떨어져 있고, 의자에는 먼지만 수북합니다.

50미터 가량 떨어진 근처 백화점 앞은 상황이 다릅니다.

택시승강장이 없는데도 택시가 줄지어 있습니다.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10분 동안 두 곳을 지켜봤습니다.

택시 승강장에서는 아무도 택시를 타지 않은 반면, 백화점 앞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택시에 탑승합니다.

택시 기사에게 승강장 대신 백화점 앞에서 정차해 있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택시 운전사 : 사람들이 그쪽으로 타러 안 오니까요. 여기서 다 타버리니까요. 손님들 타기가 택시 승강장이 조금 안 맞아요.]

인근 아파트 앞 택시 승강장 역시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아파트 주민 상당수는 택시승강장 존재조차 모릅니다.

[박승환/서울 압구정동 : (이 근처에 택시 승강장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승강장은 이 근처에는 없어요. (저쪽에 한 곳이 있는데 모르셨어요?) 이용을 안 하니 모르죠. 그쪽으로 안 가거든요. 가까운 데서 그냥 타지요.]

매일 많은 사람들이 택시를 타고 내리는 서울역 택시 승강장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곳들과 달리 운영이 잘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사실 이곳 역시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역 입구에서부터 600m 넘게 택시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모두 서울역 택시승강장을 들어가려는 차량들입니다.

1차로 전체가 택시로 막히다 보니 버스정류장은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입니다.

시민들은 택시 사이를 지나 2차로에서 버스를 타고 내립니다.

[서영원/버스 운전사 : 손님들도 도로 쪽으로 걸어 나와야 하고, 그런 상황이 한두 번 벌어지는 게 아니죠.]

인근 가게 상인들도 택시 때문에 골치입니다.

[안병인/주변 상인 : 물건도 마음대로 내려놓고, 들여놓고 못하니까 피해가 크죠.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에요.]

서울시도 단속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청 관계자 : 우회전하는 구간의 택시 대기 구간을 즉시 단속하려고요. 일단 거기만 해결되면 염천교 구두거리도 조금 해소될 것 같아요.]

취재 도중 한 외국인 관광객이 다가와 도움을 요청합니다.

택시를 어디서 타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해 합니다.

[테린 잉기/벨기에 관광객 : 택시 승강장에 갔을 때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리고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어요.]

이곳은 상습 교통정체 구간으로 꼽히는 명동 입구입니다.

가뜩이나 교통량이 많은 곳인데, 보시다시피 1차로 전체를 택시들이 가득 메우면서 교통 혼잡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택시와 버스 등이 엉키며 사고 위험성도 큰 상태입니다.

이곳 역시 정작 100m 남짓 떨어진 택시승강장은 한산합니다.

[박용훈/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 택시 승강장을 전진 배치하는 게 필요한데 현행 법규상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서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단체장이 택시 승강장의 위치별로 융통성 있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설치된 택시 승강장.

하지만 오락가락 위치 선정과 엉터리 관리로 시민들과 택시기사,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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