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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유승민, '주술' 논쟁 연장전…삿대질 진실 공방도

입력 2021-10-07 18:29 수정 2021-10-0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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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토론회에서 주술 공방을 벌였죠. 토론회 직후 두 후보 간 고성이 오가는 등 말다툼이 있었다는 얘기가 돌았는데요. 양측은 당시 상황을 두고도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으며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전합니다.

[기자]

자타공인 다정회의 '힙합보이', 바로 저 박 마커입니다. 'Flex' 좀 할 줄 아는 유일한 운영진이죠. 오늘은 간만에 힙합 한 곡 소개해드릴 텐데요. 래퍼 '애쉬비'의 'Knock'이란 곡입니다. 가사를 잠깐 살펴볼까요. 무대 위에선 다퉜다 할지라도 막이 내리면 서로 정중히 인사를 해야 하기 마련이죠. 그런데 상대방은 그런 예의가 없었나 봅니다. 그런 상대를 향해 못 배워먹은 망나니라고 야유하는 내용인데요. 이 랩 가사의 내용이 최근 정치권에서도 재현됐다고 합니다.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윤 후보님하고 윤 후보님 부인하고 장모님이 이 역술, 무속인들 이런 쪽에 굉장히 자주 만납니까?]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글쎄요. 저는 그 그런 분들을 잘 안 만나기 때문에… (부인하고 장모님은요?) 글쎄 뭐 우리 장모가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처럼 아무래도 우리나라 여자분들이 점도 보러 다니는 분도 있고 하지만…]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부인은 또 박사학위 논문도 운세하고 관련돼서 썼잖아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제 처가 쓴 논문은 점에 대한 얘기가 아니고 아바타 디지털에 관한 논문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입니다. 지난 5일 열렸던 국민의힘 대선후보 예비경선 토론회 장면인데요.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에게 제기된 주술 의혹과 관련해 묻는 장면입니다. 딱 봐도 둘 사이에 싸늘한 기류가 흐르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토론회의 막이 내린 후 두 후보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양측은 토론회 내용과 토론회 이후 갈등 상황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죠. 논쟁의 쟁점을 제가 세 파트로 나눠 정리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항문침_전문가입니다.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이병환이란 사람 만나본 적 있습니까? 이병환.]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이병환요? (네.) 글쎄 저 뭐 하시는 분입니까? (모릅니까?) 네네. 뭐 하시는 분인데요?]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아주 뭐 이상한 특정 부위에 침을 놓는 사람이라 그러던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예. 만난 적 없습니다. (없습니까?) 네네. 모릅니다.]

이병환, 자칭 '항문침 전문가'라는 사람인데요. 침술로 몸에 기를 불어 넣어주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소개하고 다닌다는군요.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과 이씨 사이에 뭔가 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거듭 둘의 관계를 물었는데요. 윤 전 총장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인했죠. 하지만 유 전 의원은 의심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유승민 캠프는 토론이 끝난 후 윤 전 총장을 향해 거짓말하지 말라는 논평을 냈습니다. "유독 윤 후보와 관련해 역술인인지 무속인인지 이런 사람들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는데요. 윤 전 총장과 이씨가 서로 알고 지낸다는 근거도 들었습니다.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검찰총장 그만두시고 6월 9일인가, 첫 공개 행사하실 때 윤석열 후보 바로 뒤에 따라다니던 사람 모릅니까?]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제 첫 번째 공개 행사면은 이회영 선생 저긴데 저는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습니까?) 이병환이란 분…]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이병환이란 사람 모릅니까? (침놓는 분…) 부산에 있는 분인데 아주 이상한 사람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모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모릅니까?) 그분이 뭐 따라다니셨는지…]

그래서 유 전 의원이 언급한 행사 장면을 직접 찾아봤습니다. 지난 6월 9일 윤 전 총장이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장면인데요. 회색 자켓에 초록 넥타이를 맨 남자, 수행원마냥 윤 전 총장 곁을 지키고 있는데요. 뒤에도 섰다가 옆에도 섰다가 행사 내내 윤 전 총장을 바짝 따라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유 전 의원 측은 바로 이 남자가 이병환씨라며 윤 전 총장이 이래도 잡아 뗄 거냐고 날을 세웠는데요. 윤 전 총장 측은 치졸한 정치 공세라고 반발했습니다. 이씨가 옆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친분 있는 사이'라고 몰아가는 건 가짜뉴스라는 겁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 (유승민 후보하고 토론회 상황 관련해가지고 얘기가 좀 계속 엇갈리고 있는데요. 다시 한번 상황을 좀 설명…) 그거 이미 다 우리 캠프에서 입장을 다 냈으니까 그거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막간 팩트체크를 해봤습니다. 사실 이병환씨는 과거 다른 정치인 주변에도 모습을 종종 드러냈습니다. 2017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했을 때 이씨가 반 전 총장 바로 뒤에 서 있는 사진입니다. 찾아 보니 심지어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는데요. 유 전 의원 측은 사진을 찍은 것과 수행한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자, 다음은 #고성_충돌설입니다. 토론회가 끝난 직후 상황인데요. 두 후보가 토론회 내용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는 목격담이 나왔죠. 언성을 높이고 삿대질을 하며 말다툼을 벌였다는 건데요. 심지어 윤 전 총장이 손가락으로 유 전 의원의 가슴팍을 밀쳤다는 루머까지 돌았습니다. 양측이 기억하는 당시 상황은 완전히 상반되는데요. 양 캠프의 입장문을 따라 '사건의 재구성'을 해볼까 합니다. 먼저 윤 전 총장의 시각을 따라가볼까요. 토론회 직후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에게 다가가 '선배님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악수를 청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토론회 때 언급된 또 다른 인물 중 한 명인 정법이란 사람에 대해 동영상을 한 번 찾아보시라고 말을 건넸다는군요. 그러자 유 전 의원이 "그게 무슨 상관인가"라며 악수한 손을 뿌리치고 갔다는 주장입니다. 모든 상황은 방송사 마이크에 녹음돼 있을 것이니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반면 유 전 의원 측은 정반대의 입장입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과 악수를 나누고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한 뒤 지나가려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이 대뜸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유 전 의원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며 항의했다는 겁니다. 특히 유 전 의원이 악수를 뿌리쳤다는 주장은 허위라고 맞섰는데요. 윤 전 총장 측을 향해 허위사실 유포를 멈추고 삿대질한 거나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작 후보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 당시 상황을 다 설명을 해서 발표를 했으니까, 그걸로 보시면 됩니다. (그니까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던 건가요?) 없죠. 없었습니다. 그건 옆에 후보들도 있고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자, 이제 마지막 파트인데요. #정법은_누구?입니다.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제가 몇 명의 이름을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인지요. 천공 스승님 아십니까?]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천공이요?) 천공 스승. (천공이란 말은 제가 못 들었는데요.) 아 이거는 모 언론인이 인터뷰를 이 사람하고 했는데 본인이 스스로 윤석열 후보의 멘토 지도자 수업을 시키고 있다. 그걸 자청하는 분인데, 모르시는 거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 5일) : 최보식 그분 말씀하시는 것… (모르시는 분이구먼.) 아니요. 제가 알긴 하는데요. 무슨 멘토니 하는 얘기는 (알겠습니다.) 그건 좀 과장된 것 같습니다.]

양측 입장문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정법'이라는 인물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는데요. 정법은 유 전 의원 토론회에서 언급한 '천공 스승님'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인물은 조선일보 기자 출신 최보식씨와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과의 관계를 밝혔던 바 있는데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소개로 윤 전 총장을 알게 됐고 열흘에 한 번쯤 직접 만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현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천공스승님의 정법강의'란 영상을 올리고 있는데요. 윤 전 총장과 나눴던 대화를 소개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천공스승님의 정법강의 (4월 5일 / 화면출처: 유튜브 'jungbub2013') : (윤 전 총장에게) 내 주위에 나를 대통령 만들기 위해서 수고하고 애쓴 모든 분들은 자리에 탐할 생각이 있다면 다 지금부터 물러나라. 이 말을 국민 앞에 해줘야 된다, 그리고 본인들한테 그 소리를 하고 가야 된다 (얘기했어요.)]

윤 전 총장도 토론회 이후 유 전 의원에게 정법이란 사람 얘기를 꺼낸 점은 인정했는데요. 정법이 무속인이나 점술가는 아니니 오해 말라는 취지였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 사람에 따라서 그분을 보는 거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수는 있지만 미신이나 점 보는 사람은 아니다, 하는 얘기를 좀 아시라고 한 겁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조언대로 '정법 강의' 직접 찾아봤나 봅니다. 그리고는 감상평을 페이스북에 남겼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감흥이 조금도 없었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윤 전 총장을 향해 "이런 영상을 보셔서 손바닥에 '왕(王)'자도 쓴 채 TV토론에 나온 것이냐"고 비꼬았습니다. 이런 유튜브를 볼 시간에 정책 준비를 하라고 쓴소리도 뱉었는데요. 글쎄요, 이번 공방의 상호 득실, 내일 2차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 결과가 말해줄 것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윤석열·유승민, 토론회 주술 공방 놓고 장외 연장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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