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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열기 못지 않네…' 사립유치원생 추첨 현장 희비 엇갈려

입력 2014-12-04 17:39

학부모들 환호·아쉬움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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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환호·아쉬움 교차

'대입 열기 못지 않네…' 사립유치원생 추첨 현장 희비 엇갈려


"140번 어린이 입학 확정됐습니다"

서울 시내 사립유치원 신입원아 추첨일인 4일 오후 관악구 신림동의 한 유치원에는 170여명의 학부모가 빼곡히 들어찼다.

만 4세 유아반에 자녀를 보내려고 사전에 접수한 접수표를 든 채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자신의 번호가 호명되기를 기다렸다.

추첨은 유치원 원장에 의해 첫 번째로 뽑힌 입학 확정자가 추첨함에 들어있는 접수번호가 적힌 공 2개를 뽑으면, 이 중 첫 번째로 뽑힌 공에 적힌 접수번호의 입학 확정자가 이어서 2개의 공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1~3일 사흘간 접수 신청한 인원은 총 184명이었으나, 전날 중복지원이 적발될 경우 입학을 취소시킨다는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발표 영향으로 170명만이 참석했다. 2대 1이던 경쟁률이 다소 낮아진 셈이다.

첫 번째 입학 확정자가 호명되자 유수정(35·여)씨의 얼굴에는 금세 화색이 돌았고, 주변에 함께 있던 다른 학부모들은 부러워하며 박수를 보냈다.

유 씨는 "너무 기쁘다.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행운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돌이 갓 지난 둘째 아이를 데리고 있던 정미정(32·여)씨도 합격표를 쥐고서는 "발표 전에는 많이 긴장했다. 잘 될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입학이 결정되고 나니) 기쁘다"고 전했다.

맞벌이를 하는 부인을 대신해 추첨장에 들린 김종렬(41)씨는 "와이프가 시간내기 힘들어 반차를 내고 왔다"고 전한 뒤 "둘째 딸의 유치원 문제가 잘 해결돼 기쁠 따름"이라고 언급했다.

계속된 추첨에서도 호명되지 않은 학부모의 표정은 극명히 엇갈렸다. 비슷한 번호가 호명됐을 때 놀라움의 한숨을 크게 들이쉬다가 "내 번호인 줄 알았다"며 이내 실망하는 내색을 보였다.

이날 뽑힌 공에 적힌 '66번' 접수번호가 '99번'과 혼동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치원 측이 숫자 하단에 한글로 '육육', '구구'로 적어둔 덕분에 현장에서 즉각 시정됐지만, 합격이 번복된 접수번호 99번 학부모는 불만을 표하며 자리를 떴다.

92명의 합격자를 뽑은 직후 예비후보 10명도 호명됐다.

예비 6번으로 당첨된 이미선(38·여)씨는 "다행히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하곤 다른 유치원은 알아보지도 않았다. 결원이 생기길 바라는 수 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예비 후보로도 뽑히지 못한 학부모들은 굳은 표정을 한 채 발을 동동 굴렸다. 일부 학부모는 추첨이 끝나고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울먹거렸다.

한 학부모는 "우리 얘가 유치원에 다니게 되는거냐며 좋아했는데 이렇게(불합격) 돼 마음이 안 좋다. 다른 곳을 알아보지도 않았는데…어떡하냐"고 토로했다.

이날 3시부터 시작한 만 5세 유치반 추첨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다. 모집 정원 29명에 69명이 접수해 경쟁률은 2대 1이 넘었다.

첫 입학 확정자가 된 김보경(6)양의 아버지 김태완(40)씨는 "유치원에 보내려고 추첨해야 한다는 자체가 낯설면서도 재밌다"고 전했다.

쌍둥이인 백언(6), 백율(6) 군의 유치원 문제를 해결하게 된 어머니 박윤정(36)씨도 "둘을 한꺼번에 합격시키기 어렵다기에 각자 다른 유치원에 지원하려다 도전해봤는데 잘 돼서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또다른 유치원은 이날 오후 4시부터 3회에 걸쳐 만 3~5세 신입원아 추첨이 진행된다. 만 4세와 5세 반의 경쟁률이 각각 2대1, 3대1로 치열하다. 만 3세반의 경우 경쟁률이 5대1에 달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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