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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논란의 '맥통법'…애주가들 '부글부글'

입력 2015-11-1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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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수입 맥주 몇 개씩 골라서 한꺼번에 사면 할인해준다, 이런 행사를 자주 볼 수가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가 이런 수입 맥주의 할인판매를 못 하게 할 수 있다, 이른바 '맥통법'이라는 게 제정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애주가들이 술렁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건지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맥통법'이라는 건 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단통법을 빗대어서 한 말인가 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배경을 설명드리면, 지난달 기재부에서 국내 맥주업계와 간담회가 있었는데 여기서 국산 맥주가 제도적으로 역차별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앞으로 수입 맥주의 할인판매를 제한하는 등 제도개선에 정부가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국산 맥주를 할인해 주면 되지 수입 맥주값을 올리는 게 말이 되느냐' 하면서 '단통법이나 도서정가제처럼 정부가 개입해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이른바 '맥통법'이 되는 거냐'는 이야기도 나온 겁니다.

[앵커]

실제 국산 맥주에 대한 역차별이 있습니까?

[기자]

세금 면에서 그런 부분이 있는데, 술에 붙는 주세율은 72%입니다. 상당히 높죠?

이걸 어디에 붙이느냐가 중요한데 국산 맥주의 경우 제조원가에 광고, 인건비, 이윤까지 합한 금액에 72%를 매기는 반면, 수입 맥주는 수입할 때 신고한 가격에 관세 합친 만큼에 72%를 적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가격 자체가 더 커서 국내 대기업이 만든 맥주 한 캔에 주세가 390원 정도 붙게 되는데 수입맥주의 경우 종류에 따라 비싼 것도 있지만 상당수가 220원, 300원 초반대 수준입니다.

그러니 이걸 합쳤을 때 오히려 출고가격, 마트나 편의점에 납품하는 가격은 수입 맥주가 더 낮을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런데 출고가는 수입맥주가 더 낮은데 소비자한테 돌아갈 때는 더 비싸지는 건 왜 그렇습니까?

[기자]

수입품에 붙는 프리미엄이라고 해서 더 높은 가격을 붙이는 건데, 실제 편의점에서 국산 맥주 한 캔이 1800원 정도 하는 반면 수입 맥주는 종류에 따라 3천~4천원 정도 받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입업체 입장에선 '만원에 4개' 이렇게 해서 팔면 소비자 입장에선 "할인폭이 상당하구나" 생각할 수 있다는 거죠.

최근 맥주 업계의 동향을 보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작년만 해도 32.8%였던 수입맥주 판매량이 점점 이렇게 계속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그러니 국내 맥주업체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세금 체계 때문에 이렇게 된 건데, 왜 수입 맥주에만 유리하게 된 겁니까?

[기자]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기재부에 문의하니 이런 식으로 수입품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은 TV나 의류 등 모든 수입 제품에서 동일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독 주세가 세율이 크다 보니 이런 차이가 더 눈에 띄게 된 거죠.

따라서 과세 체계를 바꾸려 한다면 공사가 너무 커지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하고요.

그러자 또 나온 이야기가 수입 맥주가 과도한 할인행사를 할 수 없게 어떤 기준가격을 정하자는 건데 이 역시 시장원리에 맞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내맥주 업계에선 "원래 비싸게 받아 놓고선 조금 깎아주는 게 무슨 할인이냐, 수입 맥주는 할인이라는 말을 못 하게 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거는 유통업체에서 할인이라고 얘기하는 건데 그걸 쓰지 마, 이렇게 얘기하기가 어떤가 모르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건 또 유통업계의 영역이니까요. 그래서 대형마트 관계자에게 물어봤더니 "종류도 다양하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아서 수입맥주로 여러 할인 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방법 역시 쉽지 않다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기획재정부에선 논란이 커지자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그러니 당장 일부에서 나온 걱정처럼 수입 맥주 가격이 오르는 일은 없겠지만, 수입 맥주 점유율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제가 지난 월요일에 이른바 글로벌 팩트체크라고 해서 G20 정상회의에 모인 정상들이 한 얘기를 팩트체크한 바 있잖아요. 오늘 하기로 했죠, 저희가 박근혜 대통령이 한 얘기에 대해선 이미 팩트체크를 월요일에 했습니다. 절반 정도는 팩트가 아니지 않느냐고 문제제기를 했었고.

다른 나라에서 한 걸 오늘 알려준다고 했는데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말씀하셨던 대로 G20 국가들 중에 13개 나라가 참여를 해서 각국 정상의 발언을 검증했는데요.

터키의 경우 에르도안 대통령이 유럽 평균 최저임금을 언급하며 '터키 임금수준이 낮은 편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수치를 왜곡 인용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브라질 지우마 대통령은 전임자들에 비해 세금감면을 가장 많이 했다고 주장했지만,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주 간단한 팩트체크도 있었는데, 캐나다 트뤼도 총리실에서 낸 공식 보도자료가 "거짓" 판정을 받았습니다.

무슨 내용이냐면 트뤼도 총리가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면담을 했다는 내용이었는데…

[앵커]

저기 저렇게 노랗게 되어 있는 데가 '반기문' 이렇게 돼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 옆에 앉아계신 저분은 반기문 총장이 아니라 세계은행 김용 총재였던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이어서 그냥 단순 실수를 했던 거죠.

[앵커]

아래위로 저렇게 사진이 나와 있는데, 두 사람이 닮은 것 같지는 않은데…

[기자]

뒷모습이어서 아마 더 그런 모습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JTBC 팩트체크가 포함된 최종 리포트를 보실 수 있는 곳은 나중에 인터넷과 SNS를 통해 그 주소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 팩트체크들도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만큼 열심히 하는 데는 없다고 그렇게 자화자찬을 한 바 있잖아요. 우리는 매일 하고 있다. 그런데 더 열심히 해서 또 한 가지의 성과물을 내놓은 게 있습니다, 김필규 기자가. 팩트체크 책을 내놓으셨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가지고 나와서 보여드리면 너무 선전이 되기 때문에 말로만 하겠습니다. 팩트체크 책이 나왔습니다, 여러분. 팩트체크의 저자 김필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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