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1일 황 후보자의 자료제출 미비 탓에 일시중단됐다. 야당의원들이 황 후보자의 자료제출 태도를 문제 삼았고 일부 여당의원들도 황 후보자를 비난했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를 경험했지만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며 "이는 감사원장으로서 기본적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자료를 제출 받아서 검증하지 않고 어떻게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냐"며 "자료제출 매듭지어야 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 서영교 의원도 "미제출 자료를 뽑으니 목록만 10장이 넘는다. 너무나 자괴감이 든다"며 "감사원장 후보자로부터 시작 전에 자료를 언제까지 어떻게 내겠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강동원 의원도 "감사원에서는 피감기관이 자료를 제출 안하면 검찰에 고발하는데 후보자의 이런 행동은 역으로 고발대상"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청문회를 할 수 있나. 짚고 가야 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영주 의원도 "정치적으로 청문회를 잘못되게 하려 보이콧하는 게 아니다. 최소한의 자료가 안 왔기 때문에 선서를 통해 청문회를 시작하는 것은 무리"라며 "오전에 정회를 한 뒤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받은 다음에 선서를 하고 진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일단 선서를 하고 진행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일단 후보자 본인 얘기를 듣고 왜 제출하지 않는지 해명을 듣는 게 의원들의 도리"라며 "위원장은 후보자의 선서부터 진행을 해주시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유감"이라면서도 "자료제출을 충분히 못한 것은 책임이 따라야 하지만 이미 제출된 자료가 있으니 일정대로 소화하자"고 제안했다.
같은당 이장우 의원도 "위원장은 후보자의 선서를 받은 후에 왜 자료 제출이 미흡했는지 자료제출을 언제까지 할 것인지를 후보자에게 직접 들어야한다"며 선서를 일단 받자고 제안했다.
이처럼 자료제출을 놓고 비판이 이어지자 황 후보자는 사과했다.
황 후보자는 "자료제출과 관련해 열심히 준비해 제출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의원들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해 송구함을 금치 못하겠다"며 "열심히 자료를 준비하고 답변을 준비했지만 시간이 짧음 등으로 늦게 된 점 널리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자료제출 현황과 관련, "감사원 청문회 준비팀이 제출한 자료는 890건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서 위원장에게 제출된)CD는 각 의원실에 모두 제출됐다고 방금 전해 들었다. 업무추진비 내역도 전액 제출됐다는 전갈을 받았다. 지출증빙서류 사본은 일부 준비 중이다. 다시 한번 촉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소속인 서병수 인사청문위원장은 "본인에 대한 검증인데 답변 내용을 보면 마치 남 일을 보고 들은 것처럼 한다. 이는 공직후보자로서 답변 자세가 아니다"라며 "그런 답변자세를 지양해 달라"고 지적했다.
이에 황 후보자가 "은행 문이 열리면(제출하겠다)"고 답하자 서 위원장은 "은행문 열었잖아요"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황 후보자는 "바로 준비해 제출하겠다. 지금 준비가 다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서 위원장은 "30분간 정회한 뒤 양당간사간 협의를 통해 11시20분에 속개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