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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입당 거절…"시민이 후보 결정할 것"

입력 2021-01-14 22:07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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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 후 경선에 대한 답을 내놨습니다. 시민이 단일후보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사실상 국민의당 입당은 하지 않겠단 의사를 밝힌 건데요. 국민의힘에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도 멈출 것을 요구했습니다. 야권이 분열돼선 안 된다는 건데요. 여당에선 우상호 의원이 연이어 정책을 발표하며 나홀로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보궐선거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서기 2021년 한반도의 남쪽은 두 개의 나라로 나뉘어 각축을 벌이고 있었으니… 하나는 '여'나라요, 또 다른 하나는 '야'나라라. 두 나라는 최대 요충지인 서울을 두고 대격전을 예고하고 있었으니 두 나라는 대표 장수를 뽑아 일대일 단판 승부를 벌이기로 하였는데… 허나 힘나라와 당나라 두 개의 제후국으로 갈라진 '야'나라, 장수 선발을 두고 한 바탕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철수왕/당나라 : 내가 야나라 전체의 대표 장수로 나서겠소. 여나라에 맞설 장수는 소장뿐이외다.]

[종인왕/힘나라 : 정히 그렇다면 힘나라로 들어와 우리 장수들과 직접 겨뤄 최종 승자를 가리는 게 어떻겠소? 그게 싫다면 우리는 힘나라만의 장수를 뽑겠소.]

정치부회의 가족분들은 당연히 눈치채셨겠지만요. 이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둘러싼 여야의 분위기를 옛 이야기처럼 풀어본 겁니다. 국민의힘이 이제 대(對)안철수 전선을 형성하고 단일대오로 가고 있습니다. 물론 단일화는 해야겠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뜻에 따라 우선 안철수는 그냥 두고 우리 후보부터 잘 뽑자는 자강론에 힘을 실기 시작한 겁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우리 시장 후보가 선출된 다음에 그다음에 단일화 이야기해도 시간이 늦지 않아요. 내가 (안 대표) 본인에게도 분명히 이야기했어요. 단일화는 3월 초에 나가서 이야기를 할 것이고 그렇지 않고 하면은 우리 당에 들어와서 하는 둘 중에 한 가지 밖에 없으니까 그 둘 중에 한 가지를 결심을 하면은 이야기를 하라고 했는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현재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지요.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 와중에 우리가 안 대표에게 합당이니 당 대 당 통합이니 계속 구걸해봤자 괜히 안 대표 몸값만 키워줄 뿐이란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안 대표에 대한 견제구도 계속 던지고 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 서울시장 출마 선언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라고 했었죠. 오늘은 인터뷰에서 안 대표 관련 질문이 계속 나오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안철수 대표 얘기만 한다며 자신에게 질문하라고 따진 건데요. 단일화를 자꾸 얘기하는 것도 너무 정치공학적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서울시장 출마 후보죠. 오신환 전 의원은 지금의 안철수 지지율은 신기루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애매모호한 화법 자체가 사실은 상대를 굉장히 피로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거든요. 국민의힘의 후보자가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통해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빠질 수밖에 없다. 그건 신기루에 불과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안 대표를 어떻게든 끌어들이려고 했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도 어제는 "간만 본다"고 직격하기도 했죠.

결국 국민의당도 반격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 네거티브 공세에 이제 적극적인 방어 태세로 전환한 건데요. 안철수 대표가 직접 나서 무엇보다 야권이 서로 다투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저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까지 나서서, 저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그분들도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재기를 위해 그러는 것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여러분의 비판이 향해야 할 곳은 저 안철수가 아니라, 무도하고 폭압적인 문재인 정권입니다.]

공격의 대상은 자신이 아니라 정부·여당이어야 한다는 거죠. 누가 후보가 되든 야권 단일화는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는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서는 시민이 원하고, 시민이 결정하는 방식이라면 그 어떤 방식도 상관없다는 큰 원칙을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저로 단일화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일화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꼭 자신이 단일후보가 아니어도 된다는 뜻을 밝힌 거죠. 다만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경선을 치를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대한민국보다 소속 정당을, 소속 정당보다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우선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시대의 요구와 시민의 뜻에 어긋난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하고자 합니다.]

국민의당도 국민의힘도 아닌 중립지대에서 단일 후보를 시민의 뜻에 따라 뽑자는 건데요. 결국 야권 단일화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최종 승자가 결정된 이후인 3월이 돼야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민의당 사무총장인 이태규 의원도 안 대표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반격 수위도 안 대표보다 더 높았는데요.

[이태규/국민의당 사무총장 : 여당의 가짜 뉴스나 흑색선전, 양념 폭탄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니 단호하게 맞서 싸우겠지만, 여당도 아닌 야당에서 같은 야권의 유력 후보를 비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제1야당의 행태를 보면 실망스럽습니다. 제1야당은 왜 모든 게 자기들 중심입니까?]

국민의힘도 실망스럽지만, 소속 후보도 실망스러웠나 봅니다.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서는 반성부터 하라고 쏘아붙였는데요. 어제 나 전 의원의 출마선언을 두고 한 말입니다.

[이태규/국민의당 사무총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솔직히 제1야당이 못나서 정권 빼앗기고 연전연패한 것 아닙니까? 거기에 대한 반성을 먼저 해야 되고요. 그러면 본인(나경원 전 의원)도 지난 총선에 떨어졌잖아요. 왜 떨어졌는지부터 반성부터 해야 본인이 나아갈 답이 보이고…]

야권이 서로 싸우며 분열되는 조짐을 보이니까 여당으로서는 나쁠 건 없겠죠. 여당은 야권 전체를 공격하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모양새입니다. 어제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종인 위원장을 공개 비난했는데요. "김 위원장이 안철수 대표와 샅바싸움까지 해가며 재보궐 선거를 본인의 국민의힘 뿌리박기를 위한 기회로 쓰고 있는 모양새"라고 한 겁니다. 또, "선거와 당을 자기 정치를 위한 도구 정도로 취급하는 듯한 구태정치가 개탄스럽다"고도 했습니다.

당 대변인이 김 위원장을 밀착 마크하는 동안 경선 후보는 야권 경선 후보들 모두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우상호 의원입니다. 연일 정책 행보를 이어가고 있죠. 오늘도 감염병 대응과 관련된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코로나를 빨리 종식시키고 제2, 제3의 코로나도 거뜬히 막아 낼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저 우상호가 서울을 감염병 대응의 세계 최고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질병과 건강의 위협으로부터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내겠습니다.]

정책 행보 와중에도 물론 야권을 향한 쓴소리는 잊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장 출마하겠다는 야권 후보가 10명이나 되는데 정책 공약 발표를 안 하고 있다는 건데요. 그만큼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안철수, 나경원, 오세훈 세 사람을 거론했습니다. 자신이 유일하게 준비된 후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한 거겠죠.

발제 첫머리의 이야기로 돌아가 끝을 맺자면요. 힘나라의 제안에 침묵하던 당나라 철수왕, 힘나라에 들어가 직접 겨루진 않겠다고 선을 그었죠. 또, 당나라와 힘나라가 서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면 여나라만 좋은 거라고 진화에 나섰는데요. 불길이 잡힐지 커질지는 두고 봐야 알겠죠. 여나라는 대표 장수로 나서겠다는 사람이 안 나와서 답답하긴 하지만요. 강 건너 불구경도 재밌긴 한가 봅니다.

오늘 야당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안철수 "시민이 단일후보 결정" 입당 거부…우상호, 나홀로 정책 행보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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