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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비싼 표' 출입국심사 차등? 논란 살펴보니

입력 2017-12-1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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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4일) 팩트체크는 공항 이슈입니다. 12월 성수기, 해외로 겨울 휴가 떠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 공항에서 가장 지루한 건 바로 출입국 심사입니다. 줄을 길게 서야 하죠. 그런데 항공사들이 '비즈니스' 이상, 그러니까 일반석에 비해 2~3배 비싼 항공권을 끊는 고객들에게만 '출입국심사'를 빨리 받게 하자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비즈니스 패스트 트랙', 프리미엄 서비스죠. 국제적인 추세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팩트체크에서 확인해봤습니다.

오대영 기자, 쟁점부터 정리를 하죠.

[기자]

네. 우선 현재도 패스트 트랙은 있습니다.

대상이 이렇습니다. 장애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나 유공자, 외국 금융투자자, 우수 기업인 등에게 장시간 줄 서지 않게 혜택을 줍니다.

그런데 항공사들은 '비즈니스' 이상을 탄 사람도 여기에 포함시키자고 요구합니다.

전체 승객이 100명이라면 7~9명 정도인 소수만 대상입니다.

항공업계에서는 "상위 20개 국제공항 중에서 인천을 빼고 다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출입국 심사는 국가의 정책입니다. 그래서 항공사 표의 등급으로 차별적 혜택을 주는 게 맞느냐는 반대 목소리도 있습니다.

[앵커]

간단히 말해 돈을 더 낸 고객들에게 편의를 더 줘도 되냐는 문제인데, 그러면 국제적 추세는 맞습니까?

[기자]

상위 20개의 공항에서 대다수가 도입한 것은 맞습니다. 국제 추세로 보는 것도 일리는 있습니다.

이건 대한항공이 배포한 보도자료입니다. 인천공항만 X로 되어 있고 나머지 19개 나라는 모두 O로 표시돼 있습니다.

[앵커]

인천만 빼고 다 하고 있다는 말이잖아요. 이 보도자료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요.

[기자]

네, 그렇지만 타이베이 공항을 보면 O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와 조금 다릅니다. 표 등급과 상관없이 공항에서 별도로 이용권을 사야 합니다.

싱가포르도 O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자국 항공기의 승객만 제한적으로 적용합니다.

저희가 오늘 이메일과 전화, 또 공항별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현황을 취재했습니다. 이건 홍콩 국제공항에서 대변인 명의로 저희 JTBC 팩트체크팀에 보내온 메일입니다.

우리처럼 교통 약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외교 등 의전 용도로도 배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탔다는 이유만으로 심사 우대를 해주는지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앞서 보신 보도자료를 100% 사실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더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결국에는 O, X로 단순화해서 나타낼 수가 없는 것 같은데, 모든 나라마다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뭉뚱그려서 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게 핵심입니다. 그리고 20곳 중에서 대다수 공항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일반석을 타도 심사 우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유료 이용권을 개별적으로 사면 가능합니다. 이런 제도는 차별 논란을 불식시키는 보완책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리고 출국할 때만 편의를 주고, 입국할 때는 주지 않는 공항도 있습니다.

보안검색대만 해당되는 곳과 출입국심사대에만 혜택을 주는 곳도 있어서 천차만별입니다.

이 논란이 여러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복합적인 맥락은 다 빠져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항공업계의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뭔가요?

[기자]

출국시에, 입국시에 모두 적용하고, 보안검색대와 출입국심사대에도 예외 없이 적용하자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허용한 사례는 방콕 공항과 파리 공항 등이 있습니다.

[앵커]

결론은 다른 나라도 다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 이렇게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는 문제였군요.

[기자]

네, 항공사가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게 경쟁력이겠죠.

그럼에도 출입국 심사라는 공적 영역까지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냐의 문제는 남습니다.

이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1년 전부터 항공업계가 요구했고 정부는 반대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입니다.

현재 정부의 입장을 물어봤습니다.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만 답했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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