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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전국체전 승마경기만 인천에서? '외압' 의혹

입력 2016-11-03 13:19

최순실 모녀 진정서 제출 확인…대회 8일 앞두고 장소 급변경

김종 전 차관 대회 임박해 개최지 변경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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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모녀 진정서 제출 확인…대회 8일 앞두고 장소 급변경

김종 전 차관 대회 임박해 개최지 변경 지시

제주전국체전 승마경기만 인천에서? '외압' 의혹


지난 2014년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당시 승마경기만 개최지인 제주가 아닌 인천에서 진행됐다. 대회를 일주일여 앞두고 돌연 대회 장소가 변경된 탓이다.

제주도는 대회 준비를 위해 수십억원의 혈세를 투입해 승마장을 조성했지만 정작 대회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열렸다.

이러한 배경에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0월29일부터 30일까지 제주대 승마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95회 전국체전 승마경기는 경기를 불과 8일 앞둔 10월21일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으로 변경됐다.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제주도 체육단체는 경기장 변경이 부당하다며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대한체육회와 대한승마협회는 경기장을 인천으로 바꿨다.

전국단위 규모 경기를 치르기에 제주대 승마경기장의 바닥 재질과 배수 문제, 마사 부족 등 시설이 미흡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제주도는 전국체전을 위해 70여억원을 투입해 승마장을 조성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대회가 임박해 장소가 갑작스럽게 변경된 이면에는 최순실, 정유라(개명전 정유연)씨 모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영훈 의원실이 입수한 '전국체육대회 제주도 개최에 따른 진정서'를 보면 최순실 모녀는 당시 전국체전을 앞두고 다른 선수 77명과 함께 대한승마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는 '제주에서 승마경기를 하면 장시간 말을 옮겨야 하는 문제 등이 있어 내륙 개최가 필요하다'며 '최고의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진정서는 대회 개최 약 한 달 전인 9월20일 작성됐다. 최순실씨는 보호자란에 개명 후 이름인 '최서원'으로 자필 서명까지 했다.

진정서가 제출된 이후에도 대회 장소 변경과 관련해서 이렇다할 움직임은 없었다. 제주도 역시 관련 내용에 대해 사전에 전달 받지 못했다.

그러나 대회 10여일을 앞두고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이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김종 전 차관은 차관회의에서 만난 당시 정연만 환경부 차관에게 대회 장소 변경과 관련해 대한승마협회의 불만을 전달했고, 대회 장소를 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관리하는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사실은 정연만 전 차관이 '한겨레'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밝혔다.

따라서 진정서 접수 이후 곧장 대회 장소 이전에 대한 검토나 제주도와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다가 최순실씨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차관이 직접적으로 대회 장소 이전에 관여하면서 경기장 변경이 급물쌀을 탔다.

특히 변경돼 치러진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은 전국체전이 열리기 한 달 전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곳이다.

정씨가 승마로 대학 특례입학을 준비하던 시점이어서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경기장 시설 등이 익숙한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으로 경기장 변경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전국대회 규정상 경기 개최 장소 변경을 위해서는 조직위가 대회 3개월 전까지 대한체육회에 장소 변경 신청을 하도록 돼 있다.

체육회는 "당시 현지 실사를 통해 경기장의 마방과 모래(바닥 재질), 펜스 등에 문제가 지적됐으나 개선되지 않아 시설 문제로 개최 장소를 변경했다"고 해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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