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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정전 주범, 배설물 테러…'현상수배' 걸린 까치·까마귀

입력 2019-02-21 21:27 수정 2019-02-2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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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가운 손님이라던 까치는 사실 유해 조류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까마귀도 마찬가지 입니다. 포획을 해오면 보상금까지 주고 있습니다. 정전을 일으키고 거리를 더럽힌다면서 어디를 가나 불청객 신세입니다.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까치를 본 엽사가 조준을 하더니 방아쇠를 당깁니다.

날개에 빗맞은 까치가 민가로 숨어들었지만, 이내 붙잡힙니다. 

[이게 무지하게 도망가. 아예 숨어버린다니까? 못 찾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까치는 멧돼지와 고라니와 함께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포획을 할 경우 포상금은 마리당 6000원.

사람이 접근하면 도망가기 때문에 발견하면 차에서 곧바로 쏘기도 합니다. 

[조상연/충남 서천군 엽사 : 150마리 정도 잡았는데요. 현재 잡은 게. 근데 이제 한 250~300마리 정도는 잡아야…]

엽사들이 포획에 나서는 것은 까치가 이맘 때 둥지를 틀기 때문입니다.

까치가 전신주 위에 집을 짓다가 정전이 되는 경우만 매년 30건 정도에 달합니다.

전신주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까치들이 집을 짓기에 좋다고 합니다.

전신주 위 까치집을 계속 없애고 있어서 지금은 안 보이는데요.

바로 옆에 있는 통신 중계기에는 까치집이 커다랗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김천식/수렵인참여연대 서천지회장 : 까치집은 나무로만 짓는 게 아니고 철사나 이런 쇠붙이 같은 걸로도 지으니까 전기 합선 유례가 많아요.]

농촌에서도 반가운 손님이 아닙니다.

[신동분/충남 서천군 : 땅콩 같은 걸 심으면 그걸 다 쪼아서 먹어. 비닐을 씌워놔도 그거를 다 막 콕콕 찔러서 막 피해 주던데?]

도심에서는 까치보다 더 환영받지 못하는 까마귀가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 일부 도심은 까마귀떼가 나타날 때마다 홍역을 앓습니다.

까마귀가 출몰하는 지역은 그야말로 배설물 천지입니다.

눈이 한 번 와서 씻겨 내려갔는데도 이 정도인데요.

여기 보시면 까만색 까마귀 털도 보이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바깥에 주차하기가 불안해서 이렇게 비닐로 싸 둔 차도 있습니다.

[반정희/경기 평택시 : 여기도 다 완전 다 X, 까마귀 X, 그래서 X 폭탄 맞았다고 막…]

지하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한 차들은 매번 까마귀 배설물로 뒤덮입니다.

[박선자/경기 평택시 : 심하죠. (지하주차장에) 들어갈 수가 없죠. 저녁에 늦게 퇴근하는 사람은 들어갈 수가 없어요.]

아파트 경비원들도 일이 늘었습니다.

[임희남/아파트 관리인 : (주민들이) 쫓아달라고 그래서 호루라기 산 거예요. (이건 레이저포인터인가요?) 네, 얘네들이 빨간색 이렇게 쏘면 다 날아가더라고.]

오후 6시가 되자 논밭에서 먹이 활동을 마친 까마귀떼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늘을 시커멓게 뒤덮을 정도입니다.

행인들은 손과 비닐로 머리를 가리고 심지어 우산도 씁니다.

[김수현/경기 평택시 : 우산도 많이 쓰고요. 오늘은 좀 덜 나왔나 싶었는데 오늘도 여전히 까마귀가 있네요.]

불빛을 비추고 소리를 지르며 쫓아내기를 반복합니다.

쫓겨난 까마귀떼는 사람이 드문 도로변의 수백 m 전깃줄을 차지합니다.

까마귀 떼도 드물지만 정전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저렇게 무리 지어서 전깃줄 위에 올라가 있다 보니까 전깃줄이 끊어진 적도 있고요.

전깃줄을 부리로 쪼아서 합선이 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수원시의 경우 까마귀 이동 경로를 제보하는 시민들에게 상품권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박은영/경기 수원시 : (까마귀 지도에) 인계동이랑 수원시청이랑 그런 데 표시가 돼 있어요. (피해 다니라고요?) 네, 피해 다니라고.]

번화가에도 까마귀에 대한 경고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이번창/경기 수원시 : 아주 뭐 영화에 나오는 그 흉측한 공포영화처럼 왔고, 단체로 앉다가도 단체로 날아가고 하는데 기괴하죠.]

까마귀는 효도, 까치는 반가운 손님을 의미하는 새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친숙한 동물들이지만, 언젠가부터 천덕꾸러기가 되고 말았는데요.

쫓아내는 것도 한계가 있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은 계속 찾아봐야 될 것입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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