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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암투설에 기획설까지…김무성 '사위 파동' 막전막후

입력 2015-09-11 16:59 수정 2015-09-11 21:54

"한달전부터 김무성 가정사 소문"…보도 당일엔 판결문 급속 유포
"유치하게 사건 딱 주무르는 냄새 나", 주류에선 "소설 쓰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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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부터 김무성 가정사 소문"…보도 당일엔 판결문 급속 유포
"유치하게 사건 딱 주무르는 냄새 나", 주류에선 "소설 쓰지마라"

권력암투설에 기획설까지…김무성 '사위 파동' 막전막후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석연찮은 냄새가 난다. 마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사건 당시와 비슷한 매커니즘을 띠고 있다."

여권 내 핵심 인사가 11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둘째 사위의 마약 전과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채 전 총장과 달리 김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당장의 정치적 입지에 큰 변화는 없다. 일각에선 아버지의 부정(夫情)을 거론하며 동정론을 펴기까지 한다. 그러나 대세는 이유불문하고 '흠집'이 단단히 났다는 거다.

◇여의도 정가에 나돌던 풍문, 한달 만에 사실로 '확인'

이번 사건을 채동욱 전 총장 사태에 빗대는 이유는 여의도 정가에서 나돌던 풍문 때문이다.

김 대표 차녀 김현경(31) 수원대 디자인학부 교수의 결혼 소식이 언론에 알려진 건 지난 달 18일께다.

당일 충청 지역지를 중심으로 일제히 '김무성, 충청사위 맞는다'는 골자로 기사가 쏟아졌다. 김 대표 차녀와 결혼하는 당사자는 충북에 뿌리를 둔 유력기업 신라개발의 이준용 회장 장남 이상균(38)씨였다.

김 대표의 첫 반응은 침묵이었다. 측근들도 "가정사라 자세히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심지어 "결혼 날짜도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대신 "청첩장은 보내지 않는다", "하객들도 없다"는 확실한 김 대표의 방침만 전해졌다.

사단은 다음날부터 났다. 결혼 소식을 전후해 여의도에 요상한 풍문이 나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 사위될 사람이 뽕쟁이"라는 괴소문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소문은 더욱 구체적으로 변해갔고 '설'에 '설'이 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 소문이 있기 전인 지난 8월 초부터, "김무성 대표에게 골칫거리가 생겼다", "이유는 모르지만 가족 문제인 것 같다"는 정체불명의 얘기가 나돌았다. 결국 소문의 시작과 끝이 한 몸 처럼 착 달라붙어 8월 한달 내내 몸집을 불린 것이다.

김 대표측 일부 인사들도 소문의 전개 과정을 쫓고 있었지만 벙어리 냉가슴 앓듯 제대로 된 대응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고선 8월 26일, 김 대표 차녀의 결혼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 흔한 측근들의 접근도 금지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하객으로 깜짝 참석했다는 정도가 새로운 소식의 전부였다.

이후 사그라드는 듯 했던 김 대표 혼사관련 소문은 결국 사위를 맞아들인지 보름만에 사실로 언론에 보도됐다.

◇신속대응 나선 김무성, 당장 입지에 변화 없으나 향후 '영향' 예상

김 대표는 10일 오전 '유력정치인 인척'이라는 이니셜을 달고 해당 사건이 보도되자 결국 '이실직고'를 택했다.

김 대표는 사위의 마약 전과에 대해 재판이 다 끝나고 한달 뒤에서야 알았고, 그 즉시 결혼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는 딸'의 설득에 무너졌다고 부정(夫情)을 읍소했다.

그러면서도 사위에 대한 형량이 낮다는 이른바 봐주기 수사 논란에 대해선 "정치인 인척을 봐주는 판검사가 있느냐"고 발끈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여권에서는 김 대표의 비교적 '발빠른' 고백에 대해, 흠집은 났지만 그나마 더 큰 후폭풍을 막았다고 평가 하고 있다.

새로운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지 않는 한 이번 사건으로 입지에 큰 타격을 받는 등의 파장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씨가 재판을 받던 때는 아직 김 대표의 '사위'가 되기 전이었고, '마약 전과' 사위를 받아들이기 위해 법조계에 압력까지 행사했다는 것은 일반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흠집은 났지만 '둑'이 무너질 정도의 사건은 아니라는 얘기다.

◇권력암투설, 사정기획설 등 계속되는 여진

문제는 여진이다.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한달만에 실체가 되어 돌아왔다는 점에서 권력암투설, 사정 기획설이 나도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나. 김 대표의 몇년 된 사위도 아니고, 이제 사위가 될 사람에 대해 한달전부터 여의도에 풍문이 나돈다? 그것도 권력형 비리도 아닌데"라고 사건이 알려진 경위부터 의심했다.

그는 "그리고 언론에 이니셜로 알려지자 마자 당일 아침부터 판결문까지 연판장 식으로 나돌았다"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더욱이 개인 사건의 판결문을 이렇게 빠르게 구해서 유포시킨다는 게. 특정 집단이 개입하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일각에서는 주류세력과 불편한 관계를 맺은 김 대표에 대한 의도적 공격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아무리 딸이 애걸복걸 한다고 그걸 결혼시켜서 구설수를 자초한 김 대표도 잘한 것 하나 없다"면서도 "유승민 다음은 김무성이라더니, 정말 애들 장난처럼 유치하게 이 사건을 딱 주무르는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반면 주류 진영에서는 "터무니 없는 소설"이라고 일축하는 분위기다. 친박 주류 인사는 "지금 마약 사위를 정권이 사주해서 만들었나. 아니면 결혼을 시키라고 등떠밀어 만들었나"라며 "단순 마약사범 사건을 이런식으로 소설을 써서 얽어 매는 의도가 더 의심스럽다"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비주류의 한 인사는 "야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봐주기 판결이네 뭐니 하지만, 중요한 건 사건 자체에 있는 게 아니다"며 "사건 밖에서 바라보는 눈, 언제든 지켜보는 눈이 있다는 '경고', 그 메시지가 이번 사건에 숨어있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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