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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정몽준·이혜훈 '정책 없는 정책토론회'…"싸우지 않은 게 다행"

입력 2014-05-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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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정몽준·이혜훈 '정책 없는 정책토론회'…"싸우지 않은 게 다행"


2일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3인방의 첫 정책토론회에는 '정책 경쟁' 대신 '갈등'이 자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황식·정몽준·이혜훈 세 후보는 토론회가 끝나자 포토타임도 갖지 않은 채 간단한 인사만 나누고 자리를 떴다. 특히 선거운동 방식을 둘러싸고 법적 공방까지 벌이고 있는 김 후보와 정 후보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한 참석자는 "싸우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초반 정견발표부터 긴장 최고조…김황식 "대통령이 출마 권유"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정책토론회에는 새누리당 당원 수백명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당심이 50% 반영되는 경선룰을 감안하면 후보들에게는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사회자로 나선 새누리당 이은경 공천관리위원은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은)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고, 네거티브적 언행은 삼가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당부와는 달리 후보자 정견발표 부터 세 후보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첫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김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도 제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박심(朴心) 논란에 불을 붙였다. 그는 "박 대통령에게 힘을 모아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6·4 지방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자 이 후보는 "누구를 탄핵 위기로 모느냐"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이어진 정견발표에서 "나라의 대통령은 선거 중립에 엄정한 의무를 지고 있다. 대통령이 누구에게 출마를 권유하면 탄핵되는 것을 모르느냐"며 김 후보의 발언을 "핵폭탄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후 김 후보는 대통령의 출마 권유는 본인의 '짐작'이라며 한 발짝 물러섰다. 그는 "저를 도와주는 분들이 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헌신했던 분들이고, 그런 분들이 대통령의 그와 같은 생각을 받아서 한 거 아닌가. 저는 그렇게 짐작한다"며 "그 이상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는 시작부터 김 후보 캠프 인사가 용산 개발 사업을 망친 장본인이라고 주장하며 "시장이 되면 사법처리 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김 후보 측은 정 후보가 지목한 정창영 전 코레일 사장에 대해 "그런 분은 캠프에 존재하지 않는다. (정 후보 발언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맞받았다.

◇정책경쟁 없는 정책토론회

토론회는 각 후보 측 패널들이 상대 후보에게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질문은 주로 후보들의 공약 보다는 과거 행적이나 이념 검증을 위한 내용이었다. 당내에서 가장 먼저 출마해 정책을 준비해 온 이 후보에게는 상대 후보 측 패널들의 질문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김 후보는 감사원장 재직 시절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표창장을 수여한 점이 도마에 올랐다. 김 전 사장은 원전 비리에 연루돼 징역 7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 후보가 국무총리 재직 시절 여객선 안전운항에 대한 문제제기가 포함된 보고서를 받아보고도 이를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았다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세월호 참사로 부각된 안전 이슈와 관련해 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는 질문들로, 모두 정 후보 측 패널로부터 나왔다.

이에 김 후보는 "총리로서, 감사원장으로서 그건 다 챙길 수 없는 실정이었다"고 답했다.

정 후보에게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에 응했던 점, 이에 따른 이념·노선과 관련된 질문이 집중됐다. 해당 질문들을 던진 건 김 후보 측 패널들이었다.

특히 질문 과정에서 김 후보 측 패널인 강길모 선진화시민행동대표는 "우리나라가 지금 종북질만 잘해도 이기는 나라가 됐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참여연대 출신인데, 참여연대는 주사파가 만들었다. 주사파 출신이 서울시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념·노선 검증 질문이 집중되자 불쾌한 듯 격앙된 목소리로 답했다. 그는 "(단일화 문제에 대해) 사과를 했냐는 질문인데 사과를 많이 했다"며 "(당원인 강 패널보다는) 제가 선배 아닌가. 후배가 선배에게 당의 이념 아느냐는데, 좀 예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 측 패널들은 정 후보에게는 일자리 문제, 김 후보에게는 교육 문제와 관련된 '정책 질문'을 던졌다. 이 후보 역시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공방전 사이에서 본인의 정책 역량을 홍보하는 데 집중했다.

한편 이 후보 측 패널인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토론회 마지막 질문에서 "오늘은 준비된 서울시장 후보들로서 정책과 함께 호소력 있는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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