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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주식 사태' 총체적 부실…금융당국 책임론 확산

입력 2018-04-09 15:59

금소원 "금감원, 사건 초기 개입해 적극 처리했어야"
올해 5대 중점검사 대상 '내부통제 운영 적정성' 취지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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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원 "금감원, 사건 초기 개입해 적극 처리했어야"
올해 5대 중점검사 대상 '내부통제 운영 적정성' 취지 무색

'유령주식 사태' 총체적 부실…금융당국 책임론 확산

삼성증권의 소위 '유령주식' 사건은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문제뿐만 아니라 주식 거래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그대로 드러내 금융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증권사 등 금융투자회사 5대 중점검사 사항에 '내부통제 운영의 적정성'이 포함돼 있어 그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발생한 삼성증권의 배당착오 사태는 증권관리팀의 한 직원이 우리사주 조합원인 직원 2천18명에게 현금배당하는 과정에서 '원'을 '주'로 전산에 잘못 입력해 28억1천만주를 입고시킨 데서 시작됐다.

존재할 수 없는 주식이 입고됐고 16명의 직원은 501만주를 급히 내다 팔아 현금화하는 도덕적 해이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산입력 실수를 한 직원과 주식을 팔아치운 직원의 잘못도 있지만 삼성증권의 허술한 시스템이 이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회사 차원의 책임론도 거론된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숫자가 입력돼도 거래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관련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인 삼성증권이 이 정도라면 다른 중·소형 증권사는 오죽하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인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의 관리 부실과 시스템 미비가 이번 화를 키웠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그동안 증권 거래시스템에 대한 관리·감독이 너무 허술하지 않았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본시장의 핵심은 거래시스템에 대한 신뢰와 안정성인데 이에 대해 관리·감독 업무를 맡은 금융당국이 제 역할을 방기한 것이다.

금감원은 매년 증권사 등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종합검사, 테마검사 등을 진행해 시스템 전반에 대해 살펴보지만, 그동안 배당 관련 시스템이나 그와 관련된 내부통제 미비 상황에 대한 지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달 말 금감원이 올해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검사 기본계획과 중점검사 사항을 발표했을 때도 5대 중점검사 사항에 내부통제 운영의 적정성이 포함돼 있었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책임 있는 내부통제 체계 운영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지만 지켜지지 못했다.

금융당국의 사건 초기 대응이 소홀했다고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다.

금감원은 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증권의 사고원인 파악, 사후수습, 직원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응, 관련자 문책 등 처리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금융소비자원은 "이번 사건이 감독당국이 금융사에 요청할 일인지 묻고 싶을 뿐"이라며 "이런 자본시장 초유의 사태라면 사건 발생 당일 바로 금감원이 삼성증권을 장악해 모든 처리 과정을 감독하는 등 적극적으로 처리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최근 하나은행에 당장 20여 명을 투입해 15일간 1년치 채용비리를 검사한 것과 비교해 보면 금감원이 얼마나 한심하고 무능하게, 또 엉터리 기준과 판단으로 일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이번 사건을 두고 금감원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증권사 내부통제 시스템과 증권 거래시스템에 대해 근본적이고 구조적으로 분석해 철저히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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