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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상조 교수 "최경환 경제팀, 재정 보강은 증세 논란 피하기 위한 것"

입력 2014-07-29 22:45 수정 2014-07-3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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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경환 경제 부총리의 이른바 '최경환 노믹스'. 과감하게 돈을 풀고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기업에 대한 투자유인 정책으로 소비를 진작시켜보겠다, 아마 이런 것들이 최근 증시에 영향을 준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오늘(29일)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맡고 있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함께 잠시 '최경환 노믹스'에 대한 평가를 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상조/한성대 교수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랜만입니다. 이른바 한국식 양적완화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40조 규모로 재정을 보강한다는 얘기도 나왔고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상조/한성대 교수 : 최경환노믹스의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내수활성화라고 할 수 있겠고요. 그 첫 번째 수단으로 동원된 것이 40조 원에 달하는 재정보강인데요. 여기서 주의할 것은 그냥 재정이 아니라 재정 보강이라는 것입니다. 즉 정부가 사회복지 지출 등으로 직접 돈을 쓰는 게 아니라, 추경을 편성해서 직접 돈을 쓰는 게 아니라 정부 통제하에 있는 기금이나 정책금융기관, 심지어는 한국은행 등을 동원해서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돈을 푸는 것이 낫겠지만 이런 재정보강정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있을 것 같은데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첫 번째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투자를 안 하고 고용을 안 하는 게 돈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지금 시중에는 사실 눈먼 돈이 너무 많이 흘러다닌다고 하는 얘기가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 눈먼 돈이 더 들어간다고 해서 과연 투자나 고용을 늘리겠느냐, 그 효과가 얼마나 있겠느냐고 하는 의문이 있고 더 나아가서 지금 우리 경제에 있는 부실기업들, 사양산업에게 돈이 들어간다면 이른바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좀비기업이 양산됩니다. 그 결과 내외부의 충격에 더 취약한 경제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첫 번째 문제점이고요. 두 번째가 이번에 최경환 경제팀이 재정보강이라는 수단을 사용한 것은 물론, 이번에 추경을 하려면 국회를 통과하고 거기다 시간 다 소비하기 때문에 결국 올해에는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 이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 정부 지출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재원 확보, 즉 증세에 대한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라고 생각이 됩니다. 지금 이 재정보강이라고 하는 것이 단기적인 경기침체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부 스스로 인정했듯이 이게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어떤 침체에 대응하는 수단으로는 매우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겠고요. 따라서 정부는 소득세나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조세체계 전반의 개편을 통해서 어느 수준까지 어떤 방법으로 증세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결론이 일찌감치 나와버린 셈이 됐는데요. 결국 증세를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그전에 규제완화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킨다, 사내유보금을 풀도록 유인한다, 이게 내수진작체계나 마찬가지인가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짧게 말씀해 주시죠.

[김상조/한성대 교수 :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현오석 1기 경제팀에 비해서는 최경환 경제팀은 그래도 뭔가 변화를 만들어낼 것 같다는 기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오늘 주가도 2060을 넘는 그런 변화가 있는데요. 더더군다나 이 개념이 요즘 최근 진보진영에서 논의하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새로운 진보적 성장 모델의 개념을 차용한 것입니다. 그것은 뭐냐하면…]

[앵커]

보수 정권에서 진보 쪽에서 주장하는 것을 또 가져왔다는 말씀이시죠.

[김상조/한성대 교수 : 과거처럼 소수 대기업의 투자나 수출이 낙수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하는 것을 인정하고 난 다음에 오히려 국민 다수의 소득과 소득을 끌어올리는 정책쪽으로 진보진영의 아이디어를 차용했는데요. 2012년 대선에 경제민주화나 복지국가를 차용했던 것처럼 이 보수진영의 기민성이나 유연성을 보여주는 의미에서 놀라운 부분도 있는데요. 문제는 그것의 구체적인 정책내용을 보게 된다면 이 다수 국민들의 저소득층의 소득과 소비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소수 부유층들의 자산가치를 끌어올려서 내수진작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즉 LTV, DTI를 완화한다는 게 결국 부동산이라는 실물자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이제 기업들의 배당을 늘려가지고 주식가치를 끌어올려서 역시 이게 자산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인데 결국 말은 저소득층의 소득주도라는 아이디어를 차용했지만 결국에 가서는 부유층의 자산가치에 의존하는 정책적으로 왜곡되었다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자산가치라고 하는 것은 자칫하면 버블이 될 수도 있고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더구나 이게 부채를 증대시키는 방향쪽으로 간다면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물론 반론을 가진 다른 경제학자들도 계실 텐데 저희들이 기회가 되면 그분 말씀도 듣겠습니다마는, 결국 그렇다면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 해결책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증세라고 생각하신다는 얘기인가요?

[김상조/한성대 교수 : 사실 요즘 대기업들의 사내유보가 너무 많다고 하지만, 그게 550조에 이른다고 하지만 그것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한 10개 정도에 불과하고요. 삼성전자와 현대차도 그것에 절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다가 투자를 더 하라고 해서 투자가 늘어날 리도 없고요. 이 기업들의 임금을 올려주는 것은 오히려 노동자 계층의 임금격차를 더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대기업들이 하도급 중소기업과 거래할 때 거기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지원을 할 때, 이런 부분에 관해서 인센티브를 줘야 하고요. 더 나가서 이 저소득층의 소득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재정의 기반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증세를 위한 어떤 논의가 지금부터 바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이신 김상조 한성대 교수셨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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