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청와대] '비핵화 첫발' 풍계리 핵실험장 오늘 중 폐기 가능성

입력 2018-05-24 18:52 수정 2018-05-24 22:5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국제 기자단을 태운 특별열차가 어제(23일) 저녁 풍계리로 출발한 가운데, 이르면 오늘 오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가 진행됐을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정확한 시점은 기자단이 복귀한 뒤에야 알 수 있을 텐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 명의로 "북·미회담은 미국의 처신에 달려있다"는 강경 담화를 내놨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또다시 강수를 두고 나서는 북한의 속내를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기자]

오늘 서울 날씨는 조금 더웠습니다. 북한 날씨는 어떤지 궁금한데요. 평양에 나가있는 리포터를 연결합니다.

[5월 24일 목요일 날씨 (음력 4월 10일) : 오늘 북한은 대부분 지역에서 고기압의 영향으로 주로 개겠으며 양강도, 함경북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약한 저기압골의 영향으로 한두 차례 흐려서 오후와 밤 사이 약간의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됩니다.]

낮에는 대체로 맑지만, 함경북도에는 밤부터 비가 올 확률이 있다는데요. 갑자기 날씨 얘기를 하는 이유,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조선중앙TV (지난 12일) :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의식은 5월 23일부터 25일 사이에 일기 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그렇습니다. 북측 관계자는 어제 원산에 도착한 우리측 기자단을 만나서 "일기 상황이 좋으면 내일, 그러니까 24일 오늘이죠, 폐기 행사를 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휴대폰과 인터넷이 모두 닿지 않아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미 행사가 진행됐거나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번 행사는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자진해서 제안했습니다. 일각에서는 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와 다름없는 '폐기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풍계리 실험장은 핵물질을 농축해 실험할 수 있는 기능이 여전히 유효한데다, 규모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또, 당장 전문가를 동행하지 않더라도 폭파 후 '핵실험 증거'는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추후 IAEA 등이 사찰을 통해 이를 검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영변 냉각탑의 경우) 탑을 폭파해도 강물을 끌어다가 별도로 냉각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의미의 동결은 아니었죠. (이번 조치는) 핵무기 고도화에 있어 정말로 필요한 핵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의미…]

한반도 비핵화의 '첫발'이 될 폐기행사 참관을 위해서, 기자단은 베이스캠프 원산에서 풍계리 인근 재덕역까지 밤새 특별열차를 타고 달렸습니다. 역 간의 거리만 해도 총 416km인데, 철도 사정이 열악해서 시속 35km로 12시간을 달려야 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도 철도 사정이 참 '민망하다'고 토로한 바 있었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지난달 27일) : 내가 말씀드리면 비행기로 오시면 제일 편안하시단 말입니다. 우리 도로라는 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불편합니다. 내가 오늘 내려 와봐서 아는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재덕역에서 실험장까지는 또 21km. 일부 거리는 차량으로, 만탑산 중턱부터 갱도까지는 걸어서 가야하는데요. 현장에서 생길 변수까지 고려하면 총 소요시간은 15시간 정도, 그러니까 오늘 오전께에 실험장에 도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폐기 절차는 어떻게 이뤄질까요. 38노스가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의 위성사진입니다. 남쪽 갱도 옆에 폭발물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새로 생겼고요. 이 폭발물을 옮길 차량들도 여러 대가 포착 됐습니다.

5월 중순 처음 포착된 전망대 공사도 마무리 수준으로 보이는데, 진입로가 포장됐고 계단도 개선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전망대의 위치상 2번 북쪽 갱도와 3번 남쪽 갱도의 폭파가 유력해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 12일) : 핵실험장의 모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 다음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설비들과 연구소들, 경비 구분대들의 구조물들을 철거하는 순차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생중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건 기자단이 원산으로 복귀한 뒤에야 알 수가 있는데요. 아까도 말했지만, 기자단은 휴대폰은 물론 일체의 통신장비를 가져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호텔 내부에서 식사메뉴까지 실시간으로 올리던 외신 기자 트위터도, 기차가 출발한 것으로 알려진 어제 저녁을 기점으로 업데이트를 멈췄고요. 또 풍계리로 가는 열차 안에서는 창문 블라인드를 올리는 것 금지, 사진 촬영 금지 등 보안을 엄격하게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동 과정에서 군사시설 노출을 감추려는 의도가 가장 크겠지만요.

여기서 아슬아슬한 예측을 하나 해보면, 풍계리 행사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타날 가능성 있지 않을까요. 전 세계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드러낼 절호의 기회를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움직일 때마다 늘 엄격한 보안을 유지했다는 점에서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 후 북한의 첫 반응이 나왔습니다. 생뚱맞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펜스 부통령의 발언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펜스 부통령은 지난 2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도 리비아와 같은 끝을 볼 수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마이크 펜스/미국 부통령 (현지시간 지난 21일 / 화면출처 : 폭스뉴스) : 지난주 리비아식 모델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했듯이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이는 리비아식 모델이 끝났던 것처럼 끝나게 될 뿐입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담화문을 통해서 펜스 부통령을 '무지몽매' 또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했습니다.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날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날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미 실무협상의 최전선에 선 최 부상의 명의로 이런 담화를 낸 건 다 이유가 있을텐데요. 일각에서는 회담 막판까지 주도권을 쥐려는 북·미 간 치열한 수싸움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은 들어가서 더 살펴보고요. 오늘 청와대 발제는 < 북, 풍계리 핵실험장 오늘 오후 폐기 가능성 > 으로 정리하겠습니다.

관련기사

청와대, NSC상임위 개최…"북 핵실험장 폐기, 비핵화 첫조치 평가" 정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시 비핵화 관련 첫번째 조치" 일 고노 외무상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 쇼로 끝나선 안돼" 통일부 "북, 오늘 핵실험장 폐기행사 진행 확률 높아" 남·북·미 관계 덜컹댈 때도…물밑선 '스파이 라인' 가동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