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종로구 주택가가 졸지에 동물의 왕국처럼 돼버렸습니다. 인왕산 일대에 떼 지어 몰려다니는 유기견들이 주택가까지 내려와 길고양이들을 물어 죽이는 바람에 모두들 공포에 떨고 있는데요. 지금으로선 구청도 별 대책이 없다고 합니다.
고석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2일 새벽, 서울 종로구 한 주택가입니다.
개 4마리가 빌라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옵니다.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니는 개들,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자 떼로 달려들어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시끄러운 소리에 놀란 빌라 주민까지 뛰어 나옵니다.
하지만 개들이 이미 고양이를 물고 사라진 뒤였습니다.
개들이 동네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8개월쯤 전입니다.
모두 인왕산에서 무리를 지어 살고 있는 유기견들입니다.
여기가 인왕산 초입길인데요. 주택가와 바로 맞닿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입니다.
인왕산 유기견들은 이 길을 따라 주택가까지 내려간 뒤 길고양이를 공격하고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개들이 이런 식으로 죽인 모두 고양이는 30마리가 넘습니다.
[조수현/서울 홍파동 : 걱정되고 겁이 나서 (길고양이 공격 목격 후) 하여간 며칠 동안 잠을 못 잤어요. 트라우마라고 해야 될지 너무 겁이 났어요.]
해당 구청도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로구 관계자 : 개들이 워낙 똑똑해져서 포획틀을 중간중간 놨는데 아예 포획틀은 들어가지도 않고 개들이 내려오는 날짜도 일정하지 않아요.]
산 곳곳에 무방비로 방치된 유기견들 때문에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