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전북 현대)이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통해 신태용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신태용팀은 16일 끝난 동아시안컵에서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재성은 신태용팀의 키 플레이어였다. 그는 이번 대회 전 경기(3경기)에 출전해 1골2도움을 올려 손흥민(토트넘)
권창훈(디종)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진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고, 각종 통계 수치를 합산해 대회에서 가장 열심히 뛴 것으로 나타난 선수에게 주는 ’베스트 듀얼 플레이어’ 상도 수상했다.
이재성은 신태용팀 전술의 중심이었다.
이재성은 신태용팀이 포백(4-back)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지난 9일 중국과 1차전·16일 일본과 3차전에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와 볼배급에 주력했다. 최전방의 김신욱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는 등 득점 장면에도 적극 관여했다. 반면 변형 스리백(3-back)을 내세운 12일 북한과 2차전에선 오른쪽 윙어로 나와 측면 돌파와 크로스에 주력했다. 이재성이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한국은 짧은 패스보다는 빠른 공격을 전개했다. 한일전에서도 전반 35분 일본 수비수를 뚫고 김신욱(전북)의 추가골을 돕는 장면은 이번 대회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번 대회 전까지 권창훈에게 주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내줬던 그는 본격적인 주전 경쟁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재성은 "동아시안컵 우승이 기쁘다"며 "더 열심히 월드컵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신욱의 재발견도 이번 대회 수확이다. 키 196cm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그동안 경기 후반 조커로 투입돼 주무기인 제공권 싸움을 하는 게 전부였다. 헤딩으로 동료들에게 볼을 내주는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김신욱의 ’발밑’에 주목했다. 신 감독은 김신욱을 선발로 세우고 득점은 물론 2선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를 지시했다. 신 감독의 생각은 적중했다. 김신욱은 승부처였던 한일전에서 2골을 터뜨린 것을 포함 대회 3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며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김신욱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이 단조로운 플레이나, 지금까지 부여받았던 역할이 아닌 다양한 플레이를 주문했기 때문"이라면서 "크로스도, 발 밑으로 오는 공도 마찬가지였다. 유기적인 플레이를 해 상대가 막기 힘들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나를 살려줬다"고 말했다.
도쿄(일본)=피주영 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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