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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전혀 알려지지 않은 단층서 발생했다"

입력 2017-11-16 17:34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북북동 방향 단층대 따라 발생"
지표면 상 추정 가능했던 경주 지진 '무명단층'과는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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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북북동 방향 단층대 따라 발생"
지표면 상 추정 가능했던 경주 지진 '무명단층'과는 차이

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북북동 방향 단층대를 따라 생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는 지표면 상에서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었던 경주 지진 때의 '무명 단층'과는 성격이 달라 치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6일 "본진 단층면 상 포항 지진은 북북동 방향 역단층성 주향이동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는 기존에 지표면 상에서 보고된 적 없다"고 밝혔다.

주향이동 단층은 두 개의 지층이 좌우 방향으로 미끄러져 일어난 단층이다.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은 이 단층 중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는 과정에 단층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면 지진으로 나타난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도 포항 지진 발생 직후 연합뉴스 통화에서 "단층이 미끄러지면서 나는 주향이동 단층 활동 때문에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계에선 비교적 최근에 1회 이상 움직인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분류한다. 경주∼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이 잘 알려진 활성단층이다.

현재 남한지역 활성단층 수는 450여개로 추정된다.

이번 포항 지진이 일어난 진앙 서쪽에는 양산단층이 있지만 직접 연결돼 있지는 않다.

이 때문에 포항 지진은 다른 알려지지 않은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지질연 측은 "포항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며 "이 지진 유발단층은 지표면 상 존재가 보고된 적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이라는 표현에 대해 신인수 지진연구센터 박사는 "항공사진과 현장 확인 등 지질 조사 과정을 거치면 단층 존재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 있다"며 "이렇게 추정한 단층에 이름이 아직 붙어 있지 않은 것을 무명 단층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포항 지진은 지표면 상으로는 추정도 되지 않던,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단층에서 활동했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포항 지진은 또 강진 지속시간(1∼2초)이 짧은 특성을 보였다.

고주파수 진동이 매우 발달했던 경주 지진보다 상대적으로 중저주파수 진동이 발달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경주 지진과 비교해 포항 지진 단층 운동(미끄러짐) 속도가 느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질연은 부연했다.

포항 지진은 아울러 경주 지진보다 진원 깊이가 얕아 상대적으로 지표면 부근 진동 세기가 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질연 관계자는 "진앙인 포항시 흥해읍 등은 퇴적층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지역"이라며 "지진파가 퇴적층에서 증폭할 수 있어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저층이 없는 '필로티' 형태의 3∼5층 건축물에서 직접적인 파괴와 손상이 있었던 것으로 지질연은 분석했다.

포항에는 신생대 3기(마이오세) 해성 퇴적층이 분포하는데, 이 지층은 손으로 강하게 누르면 부스러질 정도로 강도가 약한 특성을 보인다.

지질연은 기상청 등과 협력해 위성영상자료 분석, 지표지질·지구물리 현장조사, 지질구조적 특성, 여진 정밀분석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지질연 관계자는 "이를 통한 종합 정보를 바탕으로 포항 지진 발생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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