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14일 "(검찰에서) 오라고 하면 언제든지 간다. 가서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검찰에 출두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하며 "그 마음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떨림이 없다. 죄지은 게 없으니 빨리 이 질곡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면서 "원칙대로만 수사해 달라, 명명백백하게 나의 무죄를 밝혀 달라. 이게 내가 검찰에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번 성완종 파문에 관해 "참담하다"고 심경을 밝히면서 "하늘에 한 점 부끄럼 없이 떳떳하게, 어느 대통령 선거보다 돈 안 드는 선거를 했다는 자부심으로 살고 있는데 검찰에서 이 문제를 그야말로 한 점 의혹 없이 잘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곰곰이 되돌아보니 대선 후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하지 않았나. (그 때) 이 분(성 전 회장)이 선거법에 연루돼 상당히 곤혹스러워 했다. 그래서 '청와대하고 대책회의를 하면 사무총장이 나 하나쯤은 무죄로 빨리 해줄 수 있는데 나를 이렇게 계속 힘들게 해서 되겠냐'는 말을 했다. '세월이 달라져서 옛날같이 청와대하고 대책회의하고 선거법에 걸린 사람 빼주고 그런 시대가 아니다'고 말했는데 굉장히 섭섭해했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이어 "그 분이 선진당 출신 아닌가. 선진당 출신 공천을 지방선거에 해달라는 말을 했는데 자기 지역을 비롯해 못 도와줬다. 그만 두신 다음에 자기가 원하는 분 지구당 위원장 해달라, 이런 것도 한 번도 못 도와드렸다"며 "그러고 보니 한 번도 제가 도와드린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야당이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이들에게 현직을 내려놓고 수사를 받을 것을 주장하는 데 대해선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내가 1원이라도 받았다면 바로 정계은퇴하겠다, 그렇게 분명히 확실하게 말했는데 아무 죄도 짓지 않은 사람들한테 당신 그만둬라, 그만 두고 수사를 받아라, 이게 말이 되는 얘기냐"며 "국회의원이란 건 국민이 뽑아준 거다. 국민에 대한, 우리 지역구 사람들에 대한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향신문과 고 성 전 회장의 통화 녹취록에 대해 "마치 홍문종에게 돈을 준 것처럼 얘기를 해야 할 것처럼 유도하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로 말한 것 같아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며 "녹취록에 나오는 말 자체가 상당히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에 관해 "이 사람들을 폄하해야, 상처를 줘야 이 정부에 큰 데미지를 입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좀 이상하지 않냐"며 "이 정권이 뭔가 본인이 원하는대로 잘 되지 않은 것에 대한 일종의 속상함이 이렇게 표출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